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KIA 9-2 삼성
KIA 김태군, 3회 2사 만루서 그랜드 슬램...KIA, 시리즈 3승 1패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미국에는 프레디 프리먼, 한국에는 김태군(35)이 있었다. KIA 9번 타자 김태군은 승리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가을 축제를 빛냈다. 마치 2024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0회 말 LA 다저스의 재역전승을 이끈 프레디 프리먼(35)의 그랜드 슬램을 연상케 했다. 공교롭게도 한국 시간으로 같은 날 벌어진 월드시리즈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린 두 타자는 동갑이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코리안시리즈(KS) 4차전에서 선발 제임스 네일의 역투와 3회 김태군의 만루 홈런, 소크라테스의 투런 아치 등에 힘입어 9-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KIA는 3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난 삼성을 상대로 시리즈 성적 3승 1패를 거두며 통산 12번째 우승에 1승만 남겨뒀다.
KIA는 지난 21일 막을 올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회 0-1로 뒤진 상태에서 폭우로 경기가 중단, 이틀 뒤 재개된 서스펜디드 경기를 5-1 승리로 이끌고 이어진 2차전에선 8-3으로 승리하며 우승 확률 90%에 도달했다. 대구로 장소를 옮긴 3차전에선 홈런 4방을 허용하며 2-4로 패했으나 4차전에서 삼성 선발 원태인의 투구를 끝까지 지켜보는 지연 타격으로 완승을 이끌었다.
21일 1차전 삼성 선발 원태인은 KIA의 지연 타격에 초반 많은 투구를 하며 3회를 버티지 못 하고 무너졌다. 1차전 선발 5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했던 원태인은 5일 만에 등판한 4차전에선 2회까지 55구를 던졌다. 1차전 5이닝 투구에서 기록한 66구에 근접할 정도로 많은 투구를 했다. 3회 1사 만루에서 교체될 당시에는 78구를 기록했다. 반대로 KIA 선발 네일은 2회까지 24구만 던졌다.
1차전에서 초반 타격으로 원태인의 투구 페이스를 살려줬던 KIA 벤치의 '지공 작전' 변경이 주효했다. KIA는 1회 박찬호의 내야 안타와 김선빈의 2루타로 무사 2,3루의 득점 찬스를 만든 뒤 나성범의 희생타로 1점을 선취했다. 원태인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는 전략으로 나선 KIA는 3회 빅이닝을 만들었다.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로 거듭나고 있는 김선빈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김도영의 볼넷과 나성범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소크라테스의 우중간 2타점 2루타로 점수를 3-0으로 벌리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김태군이 그랜드 슬램을 작렬했다.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원태인을 구원 등판한 삼성 두 번째 투수 송은범은 변우혁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불을 끄는 듯했으나 김태군의 산을 넘지 못했다. 김태군은 볼카운트 1-0에서 송은범의 132Km/h 슬라이더를 비거리 120m의 좌월 만루 홈런으로 순식간에 점수를 7-0으로 벌렸다. 전날 삼성에 홈런 4방으로 4점을 내줬던 것을 홈런 한 방으로 단숨에 되갚았다.
김태군의 만루 홈런은 한국시리즈 통산 5번째, 포스트시즌 사상 20번째 그랜드 슬램으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만루 홈런 타자는 김유동(OB) 對삼성 `82.10.12 동대문 6차전 (9회), 김동주(두산) 對삼성 `01.10.25 잠실 4차전 (3회), 최형우(삼성) 對SK `12.10.25 시민 2차전 (3회), 이범호(KIA) 對두산 `17.10.30 잠실 5차전 (3회)이었다.
KIA 소크라테스는 7-2로 앞서던 6회 1사 1루에서 삼성 투수 최재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 135Km/h직구를 우월 125m 비거리의 2점 홈런으로 연걸하며 삼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삼성은 4회 1점을 만회하고 5회 이재현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추격에 불을 당기는 듯 했으나 소크라테스의 홈런으로 점수가 2-9로 벌어지고 말았다.
KIA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3회 초 10명의 타자가 타자 일순하며 김태군의 만루 홈런을 포함한 5안타 2볼넷을 묶어 무려 6득점의 빅 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김선빈은 타순이 한 바뀌 돈 뒤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KIA는 한 이닝에 두 차례 만루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2.1이닝 동안 16명의 타자를 상대로 78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6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KIA 선발 네일은 타자 앞에서 급격히 휘는 스위퍼를 주무기 삼아 5.2이닝 동안 24명의 타자를 상대로 71개의 공을 던져 탈삼진 7개를 기록하고 6피안타 2실점의 호투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 이준영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KIA 김태군은 4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결승타를 친 KIA 나성범은 '농심 오늘의 한 빵'(결승타) 상금 100만원+농심 스낵을 수상했다.
KBO는 이날 경기에 앞서 KS 4차전 입장권 2만3550석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올해 열린 포스트시즌 15경기는 모두 만원사례를 이뤄 포스트시즌 누적 관중은 33만4250명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PS 경기는 지난해 KS 1차전부터 20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폭발적 열기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리즈로는 2022년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15경기 연속 매진이다.
KIA의 통산 12번째 우승 여부가 결정되는 한국시리즈 5차전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로 장소를 옮겨 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펼쳐진다.
한편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 1차전에서 내셔널리그 챔피언(NLCS) LA 다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ALCS) 뉴욕 양키스와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10회 말 2사 만루에서 프레디 프리먼의 드라마 같은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으로 6-3 승리를 거뒀다. 43년 만의 클래식 매치 성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2024 월드시리즈는 현역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LA)와 애런 저지(NY)의 대결로 더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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