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토론토 홈 선발, 볼티모어전 5이닝 9피안타(1홈런) 4실점...ERA 7.20
로케이션 불안...1회 초 3타자 연속 3피안타 '흔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컸다. 지난해 왼쪽 팔꿈치 수술 후 14개월 동안 재활을 거친 메이저리그 토론토의 투수 류현진(36)이 426일 만의 복귀전에서 타선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실전 감각 부족을 노출하며 5이닝 4실점 투구로 첫 패배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2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9개를 맞고 4실점하며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삼진은 3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1개를 내줬다. 투구 수 80개 중에 스트라이크는 54개였다. 평균자책점을 7.20을 기록했다.
토론토는 3-4로 뒤진 6회 류현진을 교체한 후 4명의 투수가 모두 9점을 더 내주며 3-13으로 대패했다. 선발 류현진은 복귀 첫 경기에서 패전 투수로 기록됐다.
류현진은 1회 초 볼티모어 선두타자 애들리 러치맨에게 던진 초구가 2루타로 연결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번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는 3구 만에 또 2루타를 허용하며 선제 실점했고 3번 앤서니 산타데르에게 또 초구 안타를 내줬다. 등판한 뒤 세 명의 타자를 상대로 5개의 공을 던져 2루타 2개와 단타 1개를 허용했다.
2022년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을 끝으로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류현진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끝에 최근 네 차례 마이너리그 등판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기록한 뒤 2일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했지만 메이저리그 마운드는 '백전노장' 류현진에게도 버거웠다. 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세 명의 타자에게 정신 없이 연속 안타를 맞으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노아웃 1, 3루에서 오스틴 헤이스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린 류현진은 다음 타자 거너 헨더슨의 땅볼 때 1점을 더 내줬다. 계속된 투아웃 1루에서 조던 웨스트버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2회에도 선두타자 라몬 우리아스에게 2루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우리아스에게 던진 2구째 체인지업이 한복판에 몰리며 왼쪽 펜스 앞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됐고 노아웃 2루 위기에서 라이언 매케나의 번트 타구를 직접 잡아 타자 주자를 잡아냈지만 투아웃 3루에서 러치맨에 또 중전 적시타를 맞아 3점째 점수를 내줬다.
2회까지 3점을 내준 류현진은 2회 말 '단짝 포수' 잰슨의 좌중월 2점 홈런의 지원을 받자 3회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3회 초 선두 산탄데르에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헤이스에 2루수 병살타를 끌어냈고, 헨더슨을 90.8 마일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4회에도 선두 웨스트버그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우리아스를 커브로 삼진 처리한 뒤 매케나를 땅볼, 호르헤 마테오를 뜬공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5회 원아웃 후 마운트캐슬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산탄데르에게 첫 볼넷을 허용하며 원아웃 1, 2루에 몰린 후 헤이스에게 땅볼을 유도해 유격수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까지 75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3-3으로 맞선 6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헨더슨에게 던진 5구째 체인지업이 한복판에 몰리며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돼 결국 교체됐다.
류현진은 3-4로 뒤진 상황에서 트레버 리차드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관심을 모으는 류현진의 부상 수술 후 재기 성공 여부는 다음 등판에서 다시 점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야구 인생에서 총 4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동산고 2학년이던 2004년 4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재활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인 2015년 5월, 선수 생활을 건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6년 9월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자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이날 볼티모어전에서 다시 마운드에 섰지만 복귀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까지 토론토와 4년 계약을 맺었다.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한 뒤 2019년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2020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5년 65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한국인 투수 최고액이자 '추추트레인' 추신수(SSG랜더스)의 7년 1억 3000만 달러에 이어 한국인 선수 중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이었다. 연 평균(2000만 달러)으로 따지면 추신수(1857만 달러)도 능가하는 계약이었다.
류현진은 계약 첫 시즌이자 코로나19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12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다. 2021년 풀타임 시즌에선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높은 4.3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시즌 14승을 올리며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부상으로 중도하차한 지난해에는 6경기에 등판에서 2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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