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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2피홈런 7실점 '악몽'...'명품 투수전' 망친 토론토 수비

  • 스포츠 | 2021-06-05 11:25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5일 휴스턴 선발 잭 그레인키와 맞대결에서 동료 선수들의 수비 불안에 휘말리며 7실점, 시즌 3패를 기록했다./버펄로(미 뉴욕주)=AP.뉴시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5일 휴스턴 선발 잭 그레인키와 맞대결에서 동료 선수들의 수비 불안에 휘말리며 7실점, 시즌 3패를 기록했다./버펄로(미 뉴욕주)=AP.뉴시스

5일 휴스턴전 선발 5.2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1K 7실점(6자책)...시즌 3패(5승)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엉성한 수비와 나태한 플레이가 기대를 모았던 '명품 투수전'에 재를 뿌렸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과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옛 동료인 잭 그레인키(38)의 맞대결은 3회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다 4회부터 토론토의 엉성한 수비가 이어지면서 예상 밖의 결과로 막을 내렸다. 류현진의 올시즌 한 경기 최다 피홈런과 실점이 쏟아지는 '악몽'으로 기록됐다. 나이를 되돌린 그레인키는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은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버펄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휴스턴 에이스 잭 그레인키와 맞대결을 펼쳤으나 4회부터 6회까지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내주며 5.2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1탈삼진 7실점(6자책)의 최악 피칭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종전 최다 실점은 5이닝 4실점이었다.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2.49에서 3.23으로 크게 치솟았다. 집중력을 상실한 토론토는 1-13의 대패를 당했다. 류현진은 시즌 3패(5승)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최악 피칭이 되고 말았지만 악몽의 빌미가 된 토론토의 집중력을 잃은 수비가 '명품 투수전'의 명암을 갈랐다. 5월 5경기에서 4승을 수확한 류현진은 6월 첫 등판에서 6승째를 노리며 시즌 11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9일 악천후 속에서 펼쳐진 클리블랜드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5승에 성공한 류현진은 1회 초 휴스턴의 강타선을 간단하게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2회 역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 휴스턴의 4~6번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에서 1실점 완투승을 거둔 38살의 노장 잭 그레인키./버펄로=AP.뉴시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에서 1실점 완투승을 거둔 38살의 노장 잭 그레인키./버펄로=AP.뉴시스

2019년 이후 2년 만에 류현진과 4번째 선발 대결에 나선 그레인키 역시 토론토 타자들을 간단하게 잡아내며 3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그레인키는 2013~2015년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뛰었다. 류현진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2013년 그레인키는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다저스의 원투 펀치로 활약한 주축 투수였다.

문제는 4회부터 시작됐다. 빅 리그 데뷔 후 휴스턴전에 처음 등판한 류현진은 4회 초 선두 타자 디아스에게 안타를 내주고 실책까지 겹쳐 '7실점 악몽'에 발을 디뎠다. 평범한 안타로 처리할 수 있는 좌익선상 안타를 좌익수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악송구로 타자주자를 2루까지 허용하며 선제 실점의 빌미가 됐다. 이 타구는 당초 2루타로 기록됐으나 결국 경기 도중 원 히트 원 에러로 변경됐다. 안타 타구 역시 3루수의 호수비가 있었다면 잡아낼 수도 있는 타구였다.

토론토의 아쉬운 수비는 5회 초 절정을 보였다. 선두 타자 스트로에게 유격수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다. 유격수 보 비셋의 글러브를 스치며 뒤로 빠졌다.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다.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 한 보 비셋은 후속 수비에서 결정적 실책을 범했다. 마치 동네 슈퍼에 물건을 사러 가듯 어슬렁 거리며 외야 쪽으로 흘러간 타구를 처리하다 결국 타자 주자 스트로를 2루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이 나태한 플레이가 빌미로 작용하며 3실점으로 이어졌다. 알투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0-2가 됐고 코레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아 0-3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물론 류현진의 투구가 위력을 보였다면 타자를 상대로 타석에서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지만 휴스턴의 철저한 스트라이크 공략 전략에 '이중고'를 겪었다. 휴스턴 타자들은 철저하게 스트라이크존 외곽의 공에는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삼진 아웃을 하나밖에 기록하지 못 했고 볼넷은 무려 3개나 내주는 원인이 됐다. 류현진의 3볼넷은 지난해 8월 6일 애틀랜타전 이후 무려 303일 만이다. 동료 수비수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 했다.

6회 초 수비 역시 같은 실수가 반복됐다. 첫 타자 구리엘에게 내준 좌중간 2루타는 단타로 끊을 수 있는 타구였으나 이번에도 역시 외야진의 어수선한 수비로 2루까지 타자주자를 허용했다. 기록으로는 2루타였으나 내용적으로는 원 히트 원 에러였다. 류현진은 어처구니 없는 수비 실수에 표정이 굳어지며 다음 타자 알바레스에게 볼넷을 허용,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터커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맥코믹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에 몰렸지만 스트로를 짧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하지만 2사 만루에서 노련한 포수 말도나도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월 만루포를 맞아 0-7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말도나도의 초구 노림수에 당했다.

류현진에게 결정타를 날린 말도나도는 '미트질'로 불리는 피치 프레이밍에서 토론토 포수 잰슨을 압도했다. 말도나도는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4회 말 2사 1,2루에서 그리칙을 상대로 볼카운트 0-1에서 바깥쪽 높은 공을 살짝 스트라이크존으로 끌어내는 프레이밍으로 결국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내며 토론토 반격을 무산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류현진은 결국 91개의 공을 던지며 7실점한 뒤 마운드를 칼 에드워즈에게 넘겼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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