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애리조나전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사이영상 레이스 선두 '질주'
[더팩트 | 최영규 기자] 또 한 번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 1회말 1루수와 유격수의 잇따른 실책으로 맞이한 실점 위기를 정교한 핀포인트 투구로 자력 해소하며 '악몽의 구장' 체이스필드에서 시즌 9승을 수확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은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며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투구로 9-0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1회말 2사 1,3루 위기를 해소한 데 이어 유격수 실책으로 불러들인 7회말 1사 1,3루에서 닉 아메드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내는 절정의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유격수 코리 시거는 이날 2개의 실책을 기록했으나 류현진의 호투 덕분에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운 다저스는 1회 벨린저의 2타점 3루타로 2점을 선취한 뒤 3,7,8,9회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9-0 완승으로 8연승을 달렸다. 8회말 마운드를 가르시아에게 넘겨준 류현진은 5월 5승에 이어 6월 첫승을 신고하며 시즌 9승을 가볍게 달성했다. 지난달 6경기에 등판해 5승(무패) 평균자책점 0.59로 최고의 피칭을 보인 류현진은 6월 첫 등판에서도 1회말 내야진 2실책으로 맞이한 2사 1,3루의 위기에서 5번 크리스티안 워커를 투수 앞 땅볼로 잡으며 무실점 이닝 기록을 이어가 '다저스의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9승1패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48을 1.35(단독 1위, 80이닝 12자책)로 낮추고 사이영상 레이스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등판한 애리조나의 홈구장 체이스필드는 해발 고도 약 330m에 위치해 공기 저항이 적은 타자 친화 경기장으로 알려진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타구의 비거리가 비교적 길어 올 시즌 2루타, 3루타 비율이 메이저리그 전체 구장의 상위권에 올라있다.
실제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날 경기 전까지 체이스필드에서 7경기를 치러 2승2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었다. 지난 시즌 첫 선발 등판(4월 3일)이었던 체이스필드 애리조나전에서는 3⅔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으며 5월 3일 다시 오른 체이스필드 마운드에서 2회 1사 후 내전근 부상으로 갑자기 교체되는 '악몽'을 경험한 바 있다.
류현진 도우미 코디 벨린저는 이날도 1회 중월 2타점 3루타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뒤 수비에서도 정확한 송구로 결정적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3회 선두타자인 투수 테일러 클라크의 투수 앞 땅볼을 류현진이 잡아 1루로 송구한 볼이 뒤로 빠지자 재빨리 백업을 한 뒤 2루로 곧바로 송구, 타자 주자 클라크를 잡아냈다. 다음 타자 케텔 마르케에게 2루타를 허용한 상황이라 앞서 무사 2루의 위기를 해소한 벨린저의 레이저 송구는 더 빛을 발했다.
애리조나는 선발 타자 9명 중 4번 좌익수 다비드 페랄타를 제외한 8명을 스위치(양손) 타자를 포함한 오른손 타자로 구성하며 류현진 공략에 배수진을 쳤으나 스트라이크존 4면을 걸치는 정교한 피칭에 단 한 번도 홈을 밟지 못 했다. 오른손 타자 몸쪽을 찌르는 체인지업과 하이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 하고 득점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5월의 상승세를 6월에도 이어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류현진은 5월에만 6경기(선발) 5승 평균자책점 0.59라는 찬란한 성적표로 NL '이달의 투수'로 선정되며 사이영상 후보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리를 챙겼으며 월간 이닝(45.2이닝), 평균자책점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오는 7월 10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올 시즌 올스타전 선발 투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스타전 NL 감독을 맡은 데이브 로버츠(LA 다저스) 감독은 올스타전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에 "류현진이 선두 주자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한 바 있다.
the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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