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노수광, 김호령으로 이어진 '집념의 호수비'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힘겹게 가을 야구 막차를 탄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를 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마감했으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호수비는 800만 야구 팬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KIA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LG와 원정 경기에서 9회 김용의에게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내주고 0-1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맞섰으나 페넌트레이스 4위를 차지해 1승 어드벤티지를 가져간 LG에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내줬다. 이로써 KIA의 2016년은 10월 11일부로 마감하게 됐다.
페넌트레이스 5위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한 KIA. 가을 야구는 '이틀 천하'로 끝났으나 포기하지 않은 집념의 플레이는 박수받아 마땅했다. 1, 2차전 내내 호수비가 나오며 잠실벌을 가득 채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10일 1차전에선 유격수 김선빈이 두 번의 슬라이딩 수비로 더블 플레이를 만들며 LG 타선을 꽁꽁 묶더니 끝장 승부가 펼쳐진 2차전에선 '캡틴' 이범호와 '아기 호랑이' 노수광, 김호령이 몸을 사리지 않았다.
'맏형' 3루수 이범호가 스타트를 끊었다. 이범호는 0-0으로 맞선 3회 1사 2, 3루 위기에서 연이은 호수비로 아웃 카운트 2개를 책임졌다. 이형종의 3루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3루 주자를 힐끗 보며 주자를 베이스에 묶어놓고 1루 송구해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호수비에 이어 노련미까지 더한 연속 플레이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속 박용택의 3루 파울 타구도 끝까지 쫓아가 안정적으로 포구해 직접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 우익수 노수광이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로 원정 응원에 나선 KIA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8회 2사 1, 3루 절체절명의 위기. 노수광은 양석환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몸을 날리며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앞서 선두 타자 박용택의 타구를 안일하게 처리하며 2루타를 내줬던 '눈에 보이지 않은 실수'를 완벽하게 지운 '환상 수비'였다.
마지막 주자는 중견수 김호령이었다. 9회 1사 만루 위기. 김호령은 평소 수비 위치보다 앞에 섰다. 전진 수비로 단타가 나오면 3루 주자를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대타로 나선 김용의가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만들며 잠실벌은 LG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안타든 플라이든 3루 주자는 안전하게 득점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경기는 끝이 났지만, 김호령은 모두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집념을 보였다. 전진 수비해 있던 김호령을 빠른 속도로 공을 쫓아가 공을 잡아냈다. 비록 3루주자의 홈 쇄도는 막지 못했으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투혼이 빛났다. 보통 외야수는 끝내기 상황에서 자신의 키를 넘어가는 타구가 나오면 포구를 포기하고 더그아웃으로 향한다. 공을 잡는다 해도 3루 주자의 득점은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호령을 이를 악물고 뜬공 처리한 데 이어 송구까지 이어가며 마지막까지 제 임무를 마쳤다.
경기에 패하는 마지막까지 집념의 호수비를 펼친 KIA는 '아름다운 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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