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보다 몸 상태가 좋다. 하지만 실전 피칭은 천천히 하겠다."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꺼냈다. 최상의 몸 상태에도 실전 피칭을 미루겠다는 것이다. 최근 약 한 달간 괌으로 개인 훈련을 떠나 식단 조절을 하면서 근력 운동을 중점적으로 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했지만, 실전 가능한 몸 상태는 천천히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27일 소속팀 한신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김포국제공항에 나타났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정장 못지 않게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12월 18일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나 36일간 구슬땀을 흘린 흔적이다. 누구보다 철저하게 시즌 준비를 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
오승환은 "괌에서 매년과 같은 훈련을 진행했다. 식단 조절을 하면서 근력 강화 위주로 운동했다. 체중이 '확' 늘어나지는 않았다. 체지방을 낮추고 근육량을 늘렸다"며 "유연성 운동도 같이 헸기 때문에 몸이 딱딱해지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매년 진행한 개인 훈련이지만 어느 때보다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앞서 여러 매체는 오승환의 개인 훈련을 집중 조명했다. 웨이트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면서 구속을 늘리기 위한 훈련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항간에는 오승환이 시속 160km를 목표로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오승환은 "구속은 모든 투수가 원하는 목표다. 하지만 절대 쉽진 않다. 구속이 시속 160km까지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작년보다 좋은 피칭을 하는 것과 팀 우승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구속에 집착하기보단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를 세운 오승환이다.
인터뷰 내내 오승환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만족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만큼 괌에서의 개인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겠다"라는 오승환의 한마디는 취재진을 의아하게 했다.
"프로 선수라면 스프링캠프 전에 스스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피칭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고 밝힌 오승환은 취재진의 "스프링 캠프에 합류하면 곧바로 실전 투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NO"를 외쳤다.

이유는 의외였다. 바로 소속팀의 연이은 가을 야구 때문이었다. 오승환은 "매년 시즌 후반에 체력적으로 힘든 것을 느꼈다. 작년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근 4년 정도 시즌을 빨리 시작하고 늦게 마무리했다.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며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피로를 푸는 데 중점을 두고 실전 피칭은 천천히 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명쾌한 답변에 취재진 모두 수긍하는 눈치였다. 맞는 말이다. 오승환은 최근 4년 동안 누구보다 긴 시즌을 보냈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진 '친정'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3연패를 이끌었고, 지난해엔 소프트뱅크와 재팬시리즈 5차전까지 치르며 뒤늦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몸 상태는 최상이지만,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겠다"는 말이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닌 이유다.
[더팩트ㅣ김포국제공항 = 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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