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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랜디 존슨의 히든카드 '이퓨스', 광속구 투수의 '기습 아리랑볼'





'전설' 랜디 존슨은 현역 시절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다 갑자기 매우 느린 '이퓨스'를 던져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곤 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전설' 랜디 존슨은 현역 시절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다 갑자기 매우 느린 '이퓨스'를 던져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곤 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더팩트ㅣ이준석 인턴기자] 지난 14일 일본에선 때아닌 '이퓨스'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 큰 관심을 모았다. 논란의 주인공은 도카이다이욘고에 다니고 있는 투수 니시지마 료타. 이날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규슈국제대학부속고와 대결에 선발 등판해 시속 130km가 넘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지다 갑자기 50km대로 뚝 떨어진 이퓨스를 던졌다. 빠른 공을 노리던 규슈국제대학부속고 타자들은 멍하니 깜짝 놀라며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후폭풍은 거셌다. 이와사 토오루 전 후지TV 스포츠 아나운서는 SNS에 "(니시지마가 던진 이퓨스를 던지는 것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투구라고 부를 수는 없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28·텍사스 레인저스)는 "(이퓨스가) 투구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가장 던지기 어려운 공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투수를 해 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느린 공' 이퓨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정말 가끔씩 볼 수 있는 구질이다. '살아있는 전설' 랜디 존슨(51)이 현역 시절 이따금 이퓨스를 사용했다. 무자비한 강속구를 던지다 갑자기 느린 공으로 상대 타자를 농락하기도 했다. 시속 100마일(약 160km)을 넘나들 만큼 강한 어깨를 갖췄지만, 갑자기 힘을 빼고 던져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은 것이다.

현역 시절 타자 출신 양준혁(45)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20일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타자가 빠른 공을 노리다 갑자기 40~50km가 느린 이퓨스가 들어오면 적절하게 대항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 [영상] '전설' 랜디 존슨도 이퓨스 던진다!
(
http://www.youtube.com/watch?v=YCrHpN0KfSA)


일본에서 나온 논란에 일침을 가한 다르빗슈 역시 이퓨스를 간간이 사용한다. 빠른 직구로 승부하다 갑자기 60마일(약 96km) 대로 뚝 떨어진 이퓨스로 상대 타자의 힘을 빼놓는다. 다르빗슈의 빠른 공을 기다리던 타자들은 방망이 한번 제대로 휘둘러 보지 못한 채 타석으로 물러난다. 허탈한 표정을 곁들이면서 말이다.

◆ [영상] 상대 타자 힘 빼놓는 다르빗슈 유의 이퓨스
(http://www.youtube.com/watch?v=n4q0H-d73OY)

하지만 이퓨스가 반드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 던지면 효과를 볼 수 있어도 연달아 사용하면 타자에게 타이밍을 읽힐 수 있다. 그걸 입증한 타자가 바로 알렉스 로드리게스(39·뉴욕 양키스)다. 로드리게스는 텍사스 소속이었던 지난 2002년 8월 27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올랜도 에르난데스(45)가 던진 이퓨스를 완벽하게 공략해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로드리게스의 노림수가 적중한 결과였다. 그는 에르난데스가 초구를 시속 52마일(약 83km)의 이퓨스로 시작하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로드리게스는 에르난데스가 다시 한번 이퓨스를 던지자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번 공은 시속이 더 떨어진 48마일(약 77km) 짜리였다.

◆ [영상] 로드리게스, 이퓨스? 홈런으로 받아친다!
(
http://www.youtube.com/watch?v=uW0V6OsxDBo)

이처럼 이퓨스를 자주 사용하면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 구속이 느리다는 것은 타자들에게 타이밍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로드리게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대비를 마친 타자들에게 이퓨스를 던진다면 언제든 장타를 허용할 수 있다. 이퓨스 사용에 대한 양날의 검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허구연(63)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이퓨스가 프로 선수들에게 자주 주효하긴 어렵다. 타자들에게 타이밍을 읽힌다면 오히려 위험해진다"면서 "게다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이퓨스를 던지는 것은 도루를 허용하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자주 사용하면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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