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회사의 직원 연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연 매출 2조 7천억 원에 달하는 '동원참치' 동원산업은 사장보다 원양어업선 선장 연봉이 더 높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동원산업에서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은 사람은 3명이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3명 모두 회사의 임원이 아니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최석진 선장은 6개월 동안 11억 4,588만 원을 받았다. 이 금액은 회사 최고 경영자 이명우 사장의 3배에 육박한다.
외국 수산 업체에서도 10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는 선장은 드물다. 원양선원 연봉의 상당 부분은 어획량에 따른 인센티브. 최 선장은 동원산업 48년 역사상 최대 어획량을 기록했다. 최 선장은 지난해 1월 12일부터 지난 1월 28일까지 382일간 남태평양에서 총 2만 493t의 참치를 잡았다. 국내외 수산 업체를 통틀어 역대 최고 어획량이다.
이에 동원산업 부산지사장은 "조업할 때마다 만선(滿船)을 이뤄야 2만t이 넘을 수 있다"며 "능력과 운이 함께 따라야 하는 대기록"이라고 말했다. 최석진 선장은 "참치 떼를 포착하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추격해 습성을 파악한 뒤 진로를 예측해 '길목'에 그물을 내린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이어 "참치 떼 700~800m 뒤에서 소나(SONAR·음파탐지기)와 헬기로 움직임을 주시한다. 먹이인 멸치 떼를 뒤쫓는 어군(魚群)은 수면 가까이에서 빠르고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배부른 놈들은 깊은 곳에서 천천히 이동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석진 선장이 원양 선원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 양식을 하던 부모의 6남매 중 막내였다"며 "바다에서 돈을 벌기로 일찌감치 마음먹고 완도수산고에 진학했다. 뭍으로 진학한 친구들이 입시 준비에 한창이던 1991년 8월, 실습 항해사로 700t급 어선을 타고 남태평양 조업에 나섰다. 이후 10년 만에 동원산업 최연소 선장(만 29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는 독기(毒氣)로 고졸 한계를 벗어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지런한 농부의 수확량이 많은 것처럼 바다에서도 일찍 출항한 선장이 남들이 손대지 않은 고기 떼를 만난다는 것. 그는 2008년과 2015년 최우수 선장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선단(船團) 리더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최석진 선장은 "원양 선원의 장점은 철저한 능력제"라며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다고 탓하지 말고 바다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를 갓 졸업하고 지난해 승선한 3등 항해사가 어획량이 좋아 1억 원 넘는 연봉을 받았다"며 "한국 원양어업의 황금기를 함께 재현할 후배들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더팩트 | 이효주 기자 ] hyojurish@tf.co.kr
<사진 =동원그룹 블로그, 커뮤니티 사진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