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로 주목받은 ‘스마트폰 뱅크런’
하루 사이 420억달러 빠져나가
[더팩트ㅣ선은양 인턴기자] 1983년 설립 이후 40년 역사를 이어온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무너지는데 걸린 시간은 40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에 위치한 SVB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주거래은행으로 자산규모가 2090억달러(약 271조 8000억원)에 달하는 대형은행이다. SVB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은행 파산이기도 하다. 자산규모 기준 미 상업은행 상위 20위 안에 드는 이 은행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과정은 이번 사태로 새롭게 등장한 ‘스마트폰 뱅크런’으로 설명할 수 있다.
‘뱅크런(bankrun)’은 SVB가 붕괴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뱅크런은 은행의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를 말하는데, 고객들이 은행 건전성에 의문을 품고 은행에 맡긴 돈을 동시에 찾으려 할 때 발생한다. 돈을 찾기 위해 은행 창구로 사람들이 몰려들며 ‘달리다’는 의미의 ‘run’이 붙었다.
하지만 이번 SVB 파산 과정에서 창구로 달려간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난 8일 SVB가 채권 매각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해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 발표했고 SVB 주식은 다음날(9일) 개장과 동시에 폭락했다. 이 소식은 스타트업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고 기업들은 ‘뱅크런’을 시작했다. 고객들이 소셜미디어 어플을 종료하고 은행 어플을 켜면서 이른바 ‘스마트폰 뱅크런’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SVB에서 9일 하루 동안 빠져나간 돈은 420억 달러(약 54조 6400억원)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은 "고객들이 몇 번의 탭과 스와이프 만으로 돈을 인출했다"고 보도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10일 SVB가 문을 열기 전 SVB를 폐쇄하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를 파산관리자로 선임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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