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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무슨일 있길래?... 외환보유액 급감

  • 세계 | 2023-01-02 17:49
세계 3위의 외환보유액 보유국인 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스위스프랑 동전. /스위스중앙은행 SNB
세계 3위의 외환보유액 보유국인 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스위스프랑 동전. /스위스중앙은행 SNB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급감해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외환매도 개입과 운용손실이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경제지표와 외환, 주식시장 지수 등을 제공하는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 7899억 6000만 스위스프랑으로 2년여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스위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월 9467억 5000만 프랑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했다. 특히 6월 765억 스위스프랑), 9월 532억 스위스프랑, 11월 269억 스위스프랑이 감소했다. 11월 보유액은 고점에 비해 무려 1567억 9000만 스위스프랑이 감소한 것이다.

스위스 외환보유액 감소폭은 세계 최대규모로 일본(-1596억 달러), 중국(-1041억 4000만 달러)를 웃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기준으로 스위스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일본(1조1946억 달러)인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달러화로 환산한 외환보유액은 8833억 달러로 9월에 비해 88억 달러 줄었다.

스위스 외환보유액 추이와 스위스 프랑화 환율 추이. /국제금융센터
스위스 외환보유액 추이와 스위스 프랑화 환율 추이. /국제금융센터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스위스의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해 "스위스프랑의 평가절상은 물론, 스위스 중앙은행이 스위스프랑 평가절상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매도개입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2일 스위스 보유액 감소는 SNB가 보유한 글로벌 유가증권과 주식 가치가 하락한 데다 스위스프랑 강세로 프랑 환산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상원 부전문위원은 이날 펴낸 '스위스 외환보유액 급감 배경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외환 시장 매도개입을 단행하고 외화 자산 운용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SN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지난해 9월22일 무렵부터 통화긴축의 보조 수단으로 외환 매도개입이 급증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감소하거나 늘면 SNB가 외환 매도나 매입이 있은 증거물로 간주된다. SNB 요구불예금 잔액(sight deposit)은 지난해 9월16일 7544억 9000만 스위스프랑에서 10월28일 5816억 5000만 스위스프랑, 12월9일 5423억 4000만 스위스프랑으로 급감했다.

크레디스위스의 막심 보테론(Maxime Botteron)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SNB가 3분기에 보유액에서 매도한 스위스프랑을 약 35억 달러로 추정했다.

SNB 요르단 총재는 지난달 15일 기자 회견에서 최근 몇 개월 동안 적절한 통화정책 여건을 확보하기 위해 외환을 매도해왔으며 앞으로도 외환 매도개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크레디스위스는 "9월 하순 이후의 요구불예금 잔액 감소는 SNB의 외환시장 매도 개입보다는 SNB Bill(단기 채권) 발행과 Repo(환매조건부채권) 운용을 통한 유동성 회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또 9월 하순 이전의 스위스 외환보유액 감소는 대부분 외화자산 운용에서 발생한 손실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SNB가 공개한 투자실적에 따르면, 22년 들어 외화자산 운용에서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1분기 3.8%, 2분기 6.6%, 3분기 5.1%의 손실을 냈다.

스위스 외환보유액의 분기별 증감 요인은 지난해 1~3분기 감소액 1413억 9000만 스위스프랑은 모두 비거래 요인에서 발생했다. 비거래 요인 중 환율 효과로 240억 5000만 스위스프랑이 감소해고 주식과채권가격 변동에 따른 자산가격 효과로 1234억 스위스프랑이 줄었다.

이상원 부전문위원은 "일각에서는 SNB가 해외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고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실패한 점을 근거로 SNB에 대한 신뢰와 평판이 훼손되었다고 주장한다"면서 "다수 국가들에서 운용 손실이 확인될수록 지난 10여년 간 '수익성'으로 이동한 외환보유액 운용 트렌드의 무게 중심이 '안정성'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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