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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식의 농구생각] 외국인선수의 실력과 인성

  • 스포츠 | 2017-07-11 05:44
하나은행 이환우 감독(가운데)이 10일 열린 외국인선수 선발회에서 지명할 선수를 검토하고 있다. / WKBL제공
하나은행 이환우 감독(가운데)이 10일 열린 외국인선수 선발회에서 지명할 선수를 검토하고 있다. / WKBL제공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10일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외국인선수 선발회에서 KEB하나은행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이사벨 해리슨을 뽑았다. 미국여자프로농구 샌안토니오 스타스에서 뛰고 있는 해리슨을 지명한 뒤 이환우 하나은행 감독은 "대학 때 우승 경험이 있다. MVP로 뽑히기도 했다. MVP가 됐을 정도면 인성도 괜찮은 선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MVP와 인성을 연결짓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요지는 실력 못지않게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성이라는 말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스포츠에서는 대체로 팀워크와 관련이 있다.

하나은행은 '첼시 리 사태'의 여파로 지난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최하위 순위를 받았다. 지난 시즌 뛰었던 카일라 쏜튼과 나탈리 어천와가 팀워크에서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해리슨에 대해 인성을 강조한 것은 이 감독의 경험 때문이라기보다는 외국인선수가 뛰는 종목 지도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KB스타즈는 2라운드에 해리슨의 샌안토니오 동료인 모니크 커리를 선택했다. 커리는 KB를 시작으로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에는 우리은행 선수였다. 그를 뽑았던 팀들이 재계약하지 않은 것은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고, 그럼에도 줄곧 WKBL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득점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쉐키나 스트릭렌을 지명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국내 무대 경험을 높이 샀다. 스트릭렌은 이전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맛본 적이 있다. 위 감독은 "우리 팀의 훈련 강도를 겪어봤기 때문에 잘 적응할 것 같다. 미국에서 날 보더니 아는 척도 안하더라"며 웃었다. 위 감독은 지난 시즌 존쿠엘 존스와 함께 커리를 뽑았다. 당시 커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관심을 끌었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팀워크가 절대적인 단체 스포츠에서 선수의 인성이 중요한 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외국인선수에 대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이 있다. 비중이 크기 때문에 문제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문화의 차이 때문에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있을 수도 있다. 판정에 대한 불만이나 동료에 대한 짜증을 좋게 볼 수는 없지만 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를 선수의 인성에서만 찾아서는 해결 방법이 없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의 개인적인 성향은 강한 승부욕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인성 탓으로만 돌려서는 그런 선수를 활용할 수 없다. 선수의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배려가 WKBL의 충분치 못한 인적 자원을 강화하는 길이다. 그런 면에서 인성에 대한 강조는 이제 조금 덜 해도 되지 않을까?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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