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인천옥련국제사격장 = 이현용 기자] "짝! 짝! 짝!"
박수가 사격장을 가득 메운다. 템포는 점점 빨라진다. 선수들이 사격을 마칠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함성과 탄성이 울려 퍼진다. 사격장 응원 문화가 바뀌고 있다. '비매너 응원'이라며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있지만, 사격계는 '시끄러운 응원 소리'를 변화의 긍정적인 바람으로 보고 있었다.
24일 인천옥련국제사격장에서는 한국의 '금빛 총성'이 이어졌다. 김준홍은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에서 40발 가운데 30발을 맞혀 중국 선수 3명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땄다. 김준홍은 장대규, 송종호와 짝을 이룬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1747점을 쏴 2관왕에 올랐다. 관중들은 선수들의 사격이 끝날 때마다 큰 함성으로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았다. 더는 예전의 조용한 사격장이 아니었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격발이 끝나면 바로 소리가 나오는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진종오(35·KT), 이대명(26·KB국민은행), 김청용(17·흥덕고)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사격에 금메달 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다. , 21일 오전 인천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744점을 쏴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청용은 개인전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팡웨이와 사선에 선 김청용은 마지막 발을 남겨두고 2.6점 차로 앞서 있었다. 긴장감 넘치는 순간, 관중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소리는 점차 빨라졌다. 김청용은 9.0을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앞서 사격 과정에서는 김청용과 진종오의 사격을 끝날 때마다 함성이 사격장을 가득 채웠다.
이 중계를 본 누리꾼들은 비난을 퍼부었다.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종목에서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박수를 쳐 다른 선수들의 격발을 방해하는 것이 옳지 않다'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비매너 응원'이라며 '수준 높은 관중의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많았다. '양궁장에서 소음을 일으키는 중국 관중들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고 비교하는 누리꾼도 등장했다.
하지만 사격계에선 '비매너 응원'으로 비치는 사격장 분위기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대한사격연맹 김영미 홍보 매니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응원 문화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외국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며 "원래부터 제한은 없었는데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미디어 친화적으로 응원 문화가 강화됐다. 너무 시끄러워 경기를 진행하는 장내 아나운서 소리가 안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면 괜찮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는 사격장에 부부젤라가 등장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분명 어떤 선수들에게는 관중의 소리가 거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관중들과 호흡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도 있다"면서 "나쁜 문화로 볼 수는 없다. 비인기 종목에 좀 더 관중을 참여시키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도 "문제 없다" 쪽에 한 표를 던졌다. "응원 문화는 전혀 상관없다. 집중력이 중요한 사격 종목이긴 하지만 관중과 즐기면서 함께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옹호했다. 그는 "응원은 괜찮은데 예선의 성적이 없어지고 결선을 치르는 방식은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경기 외적인 부분보다 내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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