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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수의 라스트라운드] 산토스와 벨라스케즈의 승부는 원점으로

  • 스포츠 | 2012-12-31 20:16





UFC155 헤비급 타이틀 매치에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를 꺾고 다시 챔피언이 된 케인 벨라스케즈/출처=UFCcom
UFC155 헤비급 타이틀 매치에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를 꺾고 다시 챔피언이 된 케인 벨라스케즈/출처=UFCcom

1차전에선 벨라스케즈, 2차전을 앞두고서는 반대로 산토스의 우세를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는 산토스만 줄기차게 택했고 이번에는 틀렸는데, 사실 그간 맞은 것도 운이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경기 결과는 알 수 없고 당일 컨디션이나 작전, 부상이나 순간 판단이 더 큰 변수이며 금융 전문가들의 수익률처럼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본다.

타격에선 산토스가 앞서기에 벨라스케즈의 입장에선 그라운드로 끌고 가서 난타를 선보여야 승산이 있다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벨라스케즈는 더티-복싱으로 표현되는 끈끈한 타격을 장착한 뒤 상대의 거리 조절 능력을 강한 압박으로 파고 들어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반면, 챔피언 산토스는 뒤로 빠지다가 초반 타격을 허용하더니 강타를 맞은 후 휘청거리면서 무너졌다. 그 상황에서 끝나지 않은 자체가 기적이었지만 이후는 맷집 테스트였을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벨라스케즈의 준비가 너무 좋았고 산토스는 작전의 문제가 컸다. 그래도 그라운드에 끌려가서도 무너지지 않았고 엄청난 맷집을 입증했기에 3차전에선 준비만 제대로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음을 증명했다.

최근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 UFC 사상 세 번째로 계약한(추성훈 선수는 국제 계약은 아니었음) 산토스에겐 치명적인 패배였지만 그래도 경기 후 보인 카리스마는 충분히 스타 다웠다. 오랫동안 UFC에서 활약한 오카미 유신은 여전히 자국어를 고집했고 다소 지루한 경기까지 나왔으며 여전히 이방인 같았던 반면, 산토스는 비록 패했으나 영어로 인터뷰를 했고 팬들의 야유에 자연스럽게 대응하면서 환호로 바꾸고 3차전에 대한 기대까지 높이게 만들었다. 이는 가장 외국인 파이터로서 너무도 이상적인 면이었다.

카를로스 콘딧이 G.S.P에게 밀리면서도 투혼을 보여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처럼 산토스 역시 ‘패배의 미학’을 선보였다. 산토스의 말처럼 그 날은 벨라스케즈가 더 강했으나 다음 기회에선 준비를 잘 한다면 충분히 복수할 수 있는 여지는 보였고 팬들의 기대치도 높였다. 1차전은 부상이 있던 산토스가 초반 승부수를 띄웠다면 2차전에선 산토스의 장점인 거리 유지 능력을 무력화 시키는 더티-복싱으로 무장한 벨라스케즈의 작전상 승리였다. 3차전까지는 아직 먼 길이 남았지만 충분히 둘의 맞대결을 기대하게 만드는 마무리였다.

향후 벨라스케즈에겐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안토니오 실바를 넘는 경우 도전권이 주어질 전망인데, 안토니오 실바의 강한 파워와 만만치 않은 타격이 오브레임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케인 벨라스케즈의 노력 역시 인정받아야 한다. 상대의 장점인 거리 유지 능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서 무력화 시켰고 그라운드-앤-파운드로 갈 것이란 예상을 깨고 타격으로 제압했기 때문이다. 상식을 깨고 와신상담하면서 그간 잘 보이지 않던 모습으로 변신한 자체부터 그의 치열한 노력이 입증되었다고 하겠다.

한 번 자신을 KO 시킨 선수에게 복수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며 과거 '척 리델 vs. 랜디 커투어', '생 피에르 vs. 맷 휴즈'의 사례 말고는 많지 않다. 그런 한계를 깨고 다시 정상에 오른 케인 벨라스케즈의 면모는 많은 이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성과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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