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10시 한국, 16강행 성패 걸린 우루과이와 H조 1차전
오프사이드 트랩 성공 위한 수비 라인 유지가 승리 '관건'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사우디의 기적이 벤투호에도 좋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남미의 강호이자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킨 사우디아라비아처럼 한국축구대표팀 역시 남미의 복병 우루과이를 상대로 첫승 도전에 나선다.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살린 사우디처럼 또 한번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우루과이를 상대로 월드컵 사상 첫 남미팀 첫 승을 노려 성사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갖는다. 10회 연속, 통산 11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선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을 획득해야 한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함께 H조에 속한 한국은 3차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확보, 최소 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루과이전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의 경기를 펼쳐야 한다. 사실상 16강 진출의 성패가 달렸다. 한국이 지난 두 차례 대회(2002년, 2010년 대회)에서 16강에 오를 때 역시 모두 1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4강 신화를 썼던 2002 한일월드컵에선 폴란드와 조별리그 1차전을 2-0으로 승리했고,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뤘던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그리스와 1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이 기대한 승점을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우디처럼 '라인 컨트롤' 유지가 필수적이다. 공격도 중요하지만 수비에서 실점을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무승부를 거두면 승점 1점을 얻지만 패하면 승점이 없다. 남은 두 경기가 더 어려워진다. 특히 이번 대회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SAOT)을 도입해 모든 오프사이드 골을 잡아내고 있다.
사우디가 22일 '거함'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킨 배경에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 이외에 절대 흔들리지 않는 수비라인의 경이로운 라인 유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의 골망을 모두 4번이나 흔들었지만 기록된 골은 1골에 그쳤다. 이번 대회부터 도입된 '신기술'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에는 10번이나 걸렸다. 아르헨티나의 발목을 잡은 것은 사우디가 파놓은 오프사이드 트랩과 반자동 VAR 판독 기술이었다.
전반에 7개의 오프사이드를 범한 아르헨티나는 1-0 리드에도 다소 힘이 빠진 듯한 모습으로 후반에 나서 사우디에 연속골을 허용하면서 결국 경기를 내줬다. 이날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오프사이드는 총 10번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적용된 '신기술'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은 경기장 지붕 아래에 12개의 전용 추적 카메라를 사용해 초당 50회 씩 최대 29개 라인까지 계산해 정확한 오프사이드 위치를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경기장 내 주심과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하지 않더라도 VAR실에서 오프사이드 여부를 심판진에게 알려주는 형태다.
벤투호 역시 우루과이를 잡기 위해선 사우디처럼 오프사이드 트랩을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뒤로 물러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방 압박을 할 때도 거미줄처럼 끈끈한 라인을 유지해야한다는 점이다. 첫 상대 우루과이는 월드컵 우승 2회(1930년·1950년)에 빛나는 남미 전통의 강호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8강에 진출했다. '황금세대'로 불린 루이스 수아레스(35·나시오날), 에딘손 카바니(35·발렌시아), 디에고 고딘(36·벨레스 사르스필드) 등 베테랑이 여전히 팀 내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 중인 실질적 에이스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5), 다윈 누녜스(23·리버풀) 등 신예들의 발끝도 날카롭다.
신구조화가 눈에 띄며 많은 전문가들은 포르투갈보다 오히려 우루과이의 조 1위를 점치기도 한다. FIFA 랭킹 14위로 28위의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다. 상대전적에서도 6승1무1패로 한국에 크게 앞선다. 월드컵에선 두 차례 만나 모두 한국에 승리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아직 남미팀 상대 승리가 없다. 특히 우루과이는 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한국을 2-1로 누르며 8강행을 가로막았던 만큼 한국으로선 '복수혈전'의 무대다. 수아레스는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울렸으며 A매치 134경기에서 68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개인기보다 생고무처럼 탄력적인 수비 라인의 조직력으로 맞서야 한다. 다행인 것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의 주전 센터백 김민재(26)가 빅리그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는 점이다. 김민재~김영권(32·울산현대)의 센터백과 좌우 풀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김진수(30· 전북현대) 홍철(32·대구) 김태환(33·울산현대)이 찰떡 호흡과 집중력을 보인다면 사우디의 '리사일 기적'처럼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정우영(33·알사드)과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공수의 연결고리일 뿐만 아니라 밸런스를 유지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해야 한다. 정우영은 특히 카타르 프로축구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경기장 분위기에도 누구보다 익숙하다.
한국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4-2-3-1전형이나 투톱을 쓰는 4-1-3-2전형을 쓸 공산이 크다. 이제는 결장이 오히려 더 이상한 '캡틴' 손흥민(30)은 어떤 식으로든 출장할 것으로 보이며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 조규성(24·전북현대) 등이 공격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슛돌이' 이강인(21· 마요르카) 또한 전방 볼배급을 위해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흥민과 수아레스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EPL) 득점왕 출신 대결도 흥미를 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23골로 무함마드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으며 수아레스는 리버풀에서 뛴 2013~2014시즌 31골로 '골든 부트'를 차지했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축구는 언제든지 이변이 가능하다. 공은 둥글기 때문이다. 승부의 추는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한국이 기대하는 승점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진과 후진에서의 라인 유지가 필요하다. 공수의 밸런스도 라인 컨트롤에서 출발한다. 전방 압박을 하며 라인을 끌어올리든, 사이드백이 오버래핑을 하든 항상 공격수도 수비를 돕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수와 긴밀한 스위칭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라인 컨트롤을 하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파야한다. 새로운 기술,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을 우리 편으로 만들면 승리도 가능하다. '다시 또 뜨겁게' 불타오르길 기대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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