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벨기에와 14일 3~4위 결정전서 격돌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독이 된 선제골?'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에 발목이 잡히며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52년 만에 노렸던 월드컵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선제골이 독이 됐던 한판이다.
잉글랜드는 1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크로아티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4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역전패 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득점하고도 후반 23분과 연장 후반 4분 연이어 실점하며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경기 초반 기세는 잉글랜드가 올렸다. 전반 4분 델레 알리가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크로아티아의 주장 루카 모드리치에게 반칙을 얻어냈고, 키어런 트리피어가 그림 같은 프리킥 직접 골을 성공하며 1-0으로 앞서갔다. 트리피어의 득점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데이비드 베컴이 에콰도르와 16강에서 뽑은 결승골 이후 12년 만에 터진 월드컵 본선 직접 프리킥 골이다.
문제는 이후 경기 운영과 골 결정력이다. 선제골로 우위를 점한 잉글랜드는 체력 안배에 나선 크로아티아를 몰아세우지 못했다. 실점 후에도 크로아티아는 전반 남은 시간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펼치는 대신 라인을 내리고 방어에 나섰다. 그 사이 잉글랜드는 두 차례나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전반 30분 해리 케인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골키퍼와 1 대 1 찬스를 잡았지만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어 전반 35분에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제시 린가드가 오픈 찬스를 맞이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6강전과 8강전 연장전에 이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올라온 크로아티아는 후반전 들어 승부수를 띄웠다. 반면 잉글랜드는 수비 강화에 나섰다. 잉글랜드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크로아티아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수세에 몰린 뒤 후반 23분 시메 브로살리코의 크로스에 이은 이반 페리시치의 슈팅에 실점했다. 잉글랜드의 수비진이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침투하는 페리시치에 대한 대인방어에 실패하면서 실점했다.
연장전에서도 잉글랜드는 수비적인 모습이었다. 세트피스를 통한 공격에 무게를 뒀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연장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존 스톤스의 헤더가 골문 상단 구석으로 향했지만 골문 안에 있던 시메 브르살리코가 헤더 방어에 맞고 굴절됐다. 아까운 찬스였다. 기회 뒤 위기가 찾아왔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마리오 만주키치의 침투에 이은 슈팅이 조던 픽포드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승부차기로 갈 것 같던 경기는 연장 후반 4분 갈렸다. 잉글랜드의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잉글랜드 진영 우측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하던 크로아티아는 페널티 박스로 크로스를 올렸고, 공은 잉글랜드 수비수 머리를 맞고 하늘로 치솟았다.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잉글랜드는 안일했다. 치솟은 볼은 이반 페리시치의 머리를 맞고 골문으로 향했고, 문전에 있던 만주키치가 좋은 움직임 끝에 크로아티아를 결승으로 이끄는 결정적 한방을 꽂았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터진 선제골을 지키겠다는 마음에 후반 들어 크로아티아에 공격의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간 게 결승 진출 실패로 이어진 셈이다. 이른 선제골이 독이 됐다. 크로아티아에 패한 잉글랜드는 벨기에와 14일 오후 11시 3~4위 결정전을 갖는다. 크로아티아는 16일 프랑스와 월드컵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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