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멕시코, 24일 격돌
[더팩트 | 심재희 기자] "한국은 위협적인 팀이 아니다!"
18일(이하 한국 시간) 신태용호가 스웨덴에 0-1로 무릎을 꿇은 뒤 외신들은 한국 축구에 대해 일제히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우리의 다음 상대인 멕시코의 '메디오티엠포'는 신태용호의 전력을 "F조 최약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과장을 좀 보태 이야기하면, 대놓고 무시를 당하고 있는 신태용호다.
멕시코는 기대 이상의 저력을 발휘하며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었다. 한국은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날리지 못하며 스웨덴에 졌다. 객관적 전력, 기세, 팀 컨디션 등에서 모두 멕시코에 밀린다. 한국의 열세 예상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독일을 꺾은 멕시코는 '자신들의 스타일'을 업그레이드 했다. 개인기가 좋고 빠른 선수들이 위협적인 역습을 전개하며 상대를 위협한다. 독일이 공세로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틈이 생기면 총알 같은 카운터어택을 시도했고, 결정적인 한방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단순히 선수들이 빠르고 기술이 좋은 것이 아니다. 팀 전체가 조직적으로 함께 뛰면서 상대의 빈 공간을 잘 파고든다. 독일을 꺾은 게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신태용호가 멕시코를 제압할 순 없는 것일까. 우리가 개인 능력과 팀 조직력에서 모두 뒤지지만 압도 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멕시코의 강점인 빈 공간 만들기와 스피드 활용을 차단하면 승산이 열린다. 강력한 중원 압박과 고공 공격 등이 승리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멕시코의 강점과 약점은 대회 전 파악한 것과 다르지 않다. 독일을 꺾었다고 멕시코를 필요 이상으로 높게 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은 멕시코와 조별리그(C조) 최종전에서 만났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독일에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며 3-3으로 비긴 한국은 8강 확정 기회를 놓치며 멕시코와 만났다. 많은 사람들은 당시 권창훈의 '원더골'로 우리가 1-0 승리를 거두고 조 1위로 8강에 오른 것만 기억한다. 멕시코의 개인기와 스피드에 엄청 고전한 부분은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당시 신태용호는 멕시코의 저력에 힘겨워했으나 위기를 잘 넘겼고, 결정적인 한방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렇듯 축구는 결과로 말한다. 우리가 스웨덴전에서 박주호의 부상과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 변수에 눈물을 흘렸다는 점, 멕시코가 독일전에서 두 번이나 골대 행운을 누렸다는 점은 그리 중요치 않게 됐다. 아쉬웠든 아찔했든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그저 지난 일에 불과하다.
27일 멕시코와 격돌하는 신태용호. 준비한 부분들을 좋은 결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스웨덴전 불안했던 내용들을 멕시코전 결과를 만들기 위한 숙제로 삼으면 된다. 월드컵같이 큰 무대에서는 결과가 모든 내용을 지배한다. 2년 전 리우올림픽 때처럼 신태용호가 결과로 말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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