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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스페인] 호날두 vs 라모스, 조별리그 최고 빅뱅…변수는 많다

  • 스포츠 | 2018-06-16 00:00

포르투갈-스페인,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팀 동료 호날두(왼쪽)와 라모스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C조) 첫 경기에서 만났다. /게티이미지
포르투갈-스페인,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팀 동료 호날두(왼쪽)와 라모스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C조) 첫 경기에서 만났다. /게티이미지

포르투갈-스페인, '창과 방패'의 대격돌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만나도 너무 일찍 만났다. 월드컵 결승전에서나 나올 법한 맞대결이 개막 이튿 날부터 나왔다.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 '유로2016 우승' 포르투갈과 '무적함대' 스페인이 사실상 조 1위를 두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벌인다.

포르투갈-스페인은 16일 오전 3시 러시아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맞대결을 시작한다. 세계적 강팀으로 평가 받는 두 팀이 빅뱅을 펼친다.

포르투갈은 울상이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B조에서 1위를 기록하며 당당히 조추첨 1포트 국가로 진출할 때만 해도 유로 2016 우승의 감동을 이어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기량이 건재하고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동기 부여도 확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유로2016 16강 탈락 등 '무적함대의 침몰'로부터 시작된 나비 효과가 사달을 냈다. 포르투갈은 내심 '이베리아 반도의 앙숙' 스페인이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2포트로 결정되는 순간 한 조에 묶이지 않기를 바랐다. 결국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스페인이 조추첨식에서 2포트에 배정됐지만 전력을 2류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도 G조 1위를 기록했고 2년째 A매치 무패 행진을 또다시 이어가고 있다. 특유의 쇼트 패스를 통한 빌드업 전술인 '티키타카'가 여전하고 '첼시 듀오' 페드로 로드리게스와 알바로 모라타가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떨어질 만큼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명실상부 월드컵 우승 후보임에 틀림 없다.

포르투갈은 2년 전 유로 대회를 제패했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후보로 꼽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게티이미지
포르투갈은 2년 전 유로 대회를 제패했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후보로 꼽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게티이미지

이에 반해 포르투갈은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먼 팀에 꼽힌다. 2년 전 유로 대회 우승 멤버들이 남아있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유로 2016을 우승한 게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회 정상에 오르기까지 90분 이내 결정이 난 경기는 1경기였으며 대부분 연장과 승부차기를 통해 승패가 결정됐다. 호날두에 한정된 공격 루트와 전성기를 넘긴 1983년생의 베테랑 수비수 페페(베식타시 JK)가 여전히 수비의 핵으로 뛰고 있다. 세대 교체 실패론도 대두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스페인이 포르투갈에 앞서 있다. 양 팀의 역대 전적은 16승 13무 6패로 스페인이 우위를 점했다. 특히 월드컵 한정 전적은 4승1무로 스페인의 압승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포르투갈이 4위, 스페인이 10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큰 의미를 찾기 어려운 대목이다.

포지션별로도 한 곳을 제외하고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앞도한다는 평을 받는다. 포르투갈이 앞선 곳은 호날두의 최전방 공격수 뿐이다.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필두로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와 헤라르드 피케(이하 바르셀로나 FC), 세르히오 부스케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가 버티는 미드필더 등 어디 하나 부족한 포지션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스페인 대표팀을 월드컵 직전까지 이끈 로페테기 감독이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전격 경질됐다. 스페인 축구협회에 따르면 로페테기 감독이 공석이 된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을 상의 없이 수락했다는 '괘씸죄'에서 비롯된다.

스페인의 '레전드' 이에로 스페인 대표팀 신임 감독의 지도자 데뷔전이 월드컵 무대가 됐다. /게티이미지
스페인의 '레전드' 이에로 스페인 대표팀 신임 감독의 지도자 데뷔전이 월드컵 무대가 됐다. /게티이미지

스페인 축구협회는 갑자기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 자리에 '레전드' 페르난도 이에로를 앉히며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이에로는 감독 경험이 전무하다. 선수들이 조직력을 바탕으로 팀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경기를 진두지휘하는 감독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월드컵은 무게감이 다르다. 하필이면 이에로 감독의 데뷔전이 B조 1위 다툼을 해야하는 포르투갈인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인 포르투갈-스페인 경기는 이름 값을 넘어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제공한다. 우승을 노리는 팀들이 토너먼트에 대비해 조별리그에서 전력을 감추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경기는 다르다. 미묘한 분위기 속에 다득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깜짝 선발이나 의외의 전술도 기대된다. 소속팀 동료 호날두와 라모스의 '창과 방패' 대결도 볼거리다. 피시트 스타디움이 위치한 러시아 소치의 16일 밤의 여운은 예상보다 길어질지도 모른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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