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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의 눈] 신태용호 평가전, 독이면서 약

  • 스포츠 | 2018-06-12 10:00
신태용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로 치른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로 치른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세네갈에 0-2 패배

[더팩트 | 김병지 논평위원] 신태용호가 평가전에서 또 '졸전'에 그쳤다. 7일(이하 한국 시간) 볼리비아전 0-0 무승부에 이어 11일 세네갈전에서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0-2로 무릎을 꿇었다. 국내에서 치른 온두라스전 2-0 승리 이후 내리막이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1-3으로 졌고, 볼리비아와 세네갈도 이기지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최종적으로 준비하는 모의고사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의 성적을 남겼다. 3득점 5실점. 득점력이 떨어졌고, 수비력 또한 물음표를 남겼다. 신태용 감독이 조별리그(F조) 첫 상대인 스웨덴과 승부(18일) 앞두고 우리의 전력을 감춘 부분이 있겠지만, 최근 평가전 성적표만 놓고 본다면 '졸전'이라는 단어를 지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월드컵 직전에 치른 평가전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은 부분은 독이 될까 약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이면서 약으로 비친다. 여론의 뭇매를 맞을 정도로 경기력이 떨어진 것은 독이지만, '큰 일 나겠다'는 긴장감 속에 높아진 집중력은 약이라고 하겠다.

세네갈과 평가전을 끝으로 모의고사를 끝내 신태용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돌입한다. 18일 스웨덴,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격돌한다. /더팩트 DB
세네갈과 평가전을 끝으로 모의고사를 끝내 신태용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돌입한다. 18일 스웨덴,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격돌한다. /더팩트 DB

결국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현재 팀 상황에 맞게 전력을 점검하고 '진짜 승부'를 대비하는 데 평가전의 의미가 있다. 단순한 경기력과 결과만 놓고 약이냐 독이냐를 따지는 건 옳지 못하다. 지금까지 준비해온 부분을 체크하고 월드컵 본선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가는 과정 중 하나가 바로 평가전이다. 최근 평가전 졸전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서도 안 되지만,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 무조건 괜찮다는 자세를 취해서도 곤란하다는 뜻이다.

과거 월드컵 등 큰 대회를 준비하면서 평가전을 치른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상대 전력 분석 시스템이 지금처럼 잘 되어 있지 않아 파트너를 고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본선에서 만날 상대와 스타일이 다른 팀과 대결을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클럽 팀과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어쨌든 지금은 축구도 '정보전'이 매우 중요해졌고, 그에 맞는 평가전을 치르며 본선을 눈앞에 두게 된 신태용호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을 떠올려 본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상대는 평가전에서 만난 팀이 아니라 스웨덴, 멕시코, 독일이다. 그들을 잘 분석하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진짜 경기에 녹이는 게 중요하다. 신태용호 평가전 졸전이 독이 아닌 약이 되어 본선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 본다.

세네갈과 평가전을 끝으로 모의고사를 끝내 신태용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돌입한다. 18일 스웨덴,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격돌한다. /더팩트 DB

정리=심재희 기자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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