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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희의 골라인] 레알을 '레알' 긴장시킨 가시마의 저력

  • 스포츠 | 2016-12-19 05:00
가시마 '클럽월드컵 준우승!' 가시마 앤틀러스가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준우승 했다. 시바사키의 골이 터진 뒤 기뻐하는 가시마 선수들. /요코하마=게티이미지
가시마 '클럽월드컵 준우승!' 가시마 앤틀러스가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준우승 했다. 시바사키의 골이 터진 뒤 기뻐하는 가시마 선수들. /요코하마=게티이미지

레알 마드리드 4-2 가시마 앤틀러스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이변은 없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게 쓰는 게 맞다. 하지만 '이변은 있었다'고 말해야 옳을 듯하다. 가시마 앤틀러스가 보여준 저력.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레알' 긴장시킨 것 자체가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가시마가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준우승 했다. 개최국 일본 대표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선전에 선전을 거듭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다.

플레이오프에서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에 2-1로 승리한 가시마는 6강전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를 2-0으로 제압했다. 그리고 준결승전에서 '남미 챔피언'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을 3-0으로 꺾는 '파란'과 함께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클럽으로는 처음으로 클럽월드컵 결승 고지를 점령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전. 가시마의 승리를 점친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절대 열세의 예상 속에서 가시마는 전반 9분 만에 카림 벤제마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한 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시마가 조직력을 앞세워 레알 마드리드를 밀어붙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보통 전력에서 크게 뒤지는 팀이 경기 초반 선제골을 내주면 완전히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시마는 달랐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동요되지 않고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차근차근 레알 마드리드에 따라붙었다. 기본적으로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도 동점을 이루기 위해 공격의 강도를 높였고, 결국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득점에 성공했다. 시바사키 가쿠가 동점골을 잡아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춘 가시마는 승부수를 띄우며 역전에 성공했다. 동점에 만족해 엉덩이를 뒤로 빼고 수비에 집중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았고, 공격과 수비를 50-50으로 가져가며 후반전 초반 역전골을 작렬했다. 이번에도 시바사키였다. 멋진 왼발 중거리포로 레알 마드리드의 골 네트를 다시 한번 갈랐다. 레알을 '레알' 긴장시키는 한방이었다.

비록 역전을 이룬 뒤 곧바로 페널티킥으로 실점했고, 연장전 들어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지만 가시마의 선전은 박수받을 만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개인 능력에 무너지며 땅을 쳤지만, 연장전 막판까지 투지를 발휘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당당히 맞섰다. 2-3으로 역전 당한 연장 전반전 스즈키 유마의 헤더 슈팅이 크로스바를 튕기는 장면은 다시 레알 마드리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월드 스타들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정면 승부를 펼쳤다는 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근차근 따라붙어 동점과 역전을 이뤘다는 점, 체력이 떨어진 연장전 초반 역전골을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격전을 벌였다는 점.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이 모든 부분을 가시마가 해냈다. 그것도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말이다. 아시아 클럽의 저력을 느끼게 한 가시마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

◆ 2016 클럽월드컵 최종순위
- 우승 : 레알 마드리드
- 준우승 : 가시마 앤틀러스
- 3위 : 아틀레티코 나시오날
- 4위 : 클럽 아메리카
- 5위 : 전북 현대
- 6위 : 마멜로디 선다운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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