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탈리아, 승부차기 혈전!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점유율 41-59. 패스 513-817. 패스 성공률 85%-90%. 슈팅 12-13. 유효슈팅 4-7. 기록에서 보듯 경기 내내 밀렸다. 후반 20분에는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하지만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앞서가는 자를 집요하게 추격하며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아주리군단' 이탈리아가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다.
'사실상 결승전'이라는 평가가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이긴 독일도 진 이탈리아도 정말 잘 싸웠다. 승리한 독일 이상으로 패배한 이탈리아의 저력이 대단했다. 객관적인 기록에서는 뒤졌다. 하지만 내용은 더 나았다. 기본 전형 유지와 탄력도, 승부처 집중력에서 이탈리아가 한 수 위였다. 선수들이 임무 수행을 완벽히 하며 나눠서 잘 뛰었다. 독일(145.7km 이동)보다 많은 이동량을 보이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 이탈리아(153km 이동)다.
'아주리군단'의 안정감은 역시 든든한 후방이다. 스리백을 기본으로 파이브백까지 변형되는 수비 조직이 완벽에 가깝다. 그리고 '빗장수비'의 화룡점정은 철벽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이 담당한다. 유로 2016 8강 독일전에서도 이탈리아는 부폰을 중심으로 '질식수비'를 펼쳤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빼고 전형을 아래로 내린 이탈리아는 활동량과 호흡 일치로 독일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았다. 점유율을 내주면서도 위험 지역에서 상대 공격 공간을 철저하게 줄였고, 골문 바로 앞에서는 부폰이 거미손 방어벽을 구축했다. 독일이 90%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도 위력적인 유효슈팅을 많이 만들지 못했던 것은 이탈리아의 철옹성이 매우 탄탄했기 때문이다.
승부차기에서도 이탈리아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보였다. 특히, 부폰이 돋보였다. 부폰은 독일의 8번 슈팅 가운데 7번이나 방향을 제대로 읽었다. 한 차례 방향을 놓친 메수트 외질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사실상 독일 선수들의 모든 슈팅을 쫒아가며 '신들린 듯한' 방어력을 보였다. 동료들의 실축과 라이벌 마누엘 노이어의 선방으로 승리를 독일에 넘겨줬지만, 부폰의 실력과 투지는 칭찬 받아 마땅하다.
'축구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축구 역사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로 2016 8강 독일-이탈리아전은 후자로 결론났다. 이탈리아가 10년 전 독일월드컵에서처럼 끈적끈적한 모습으로 독일을 괴롭히며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가 승리를 기대했지만, '승부차기 제왕' 독일의 승리 DNA가 더 강했다. '이탈리아 징크스'를 털어낸 독일의 승리를 박수를 보낸다. 동시에 '아름다운 패자'가 된 이탈리아의 품격에 또 한번 손바닥을 마주친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