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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연탄 천사' 황의조, 갖은 타박 속 맥시멈 외친 사연

  • 스포츠 | 2015-12-16 17:59

'웃으면서 일해요' 황의조(오른쪽)가 16일 열린 대한축구협회 축구사랑나누기 봉사활동에서 연탄을 나르고 있다. / 중계동 = 남윤호 기자
'웃으면서 일해요' 황의조(오른쪽)가 16일 열린 대한축구협회 축구사랑나누기 봉사활동에서 연탄을 나르고 있다. / 중계동 = 남윤호 기자

'연탄 사랑꾼' 황의조가 온갖 타박 받은 사연

[더팩트|중계동 = 김광연 기자] "야 인마. 달랑 연탄 세 개가 뭐야."

슈틸리케호의 떠오르는 공격 옵션 황의조(23·성남FC)가 연탄을 나르는 사랑꾼으로 변신했으나 주위의 갖은 타박 속에 곤욕을 치렀다. 꾀를 부리는 건 절대 아니었으나 지게에 얹힌 달랑 세 개의 연탄이 문제였다.

황의조는 16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축구사랑나누기 봉사활동에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다. 대표팀 동료인 동갑내기 친구 이재성(23·전북 현대), 이정협(24·부산 아이파크)과 함께 개회식 시작 이후 뒤늦게 자리에 참석했으나 행사가 시작하기 바쁘게 지게에 연탄을 지고 언덕을 향했다.

발걸음이 빨랐던 이유는 바로 나이에 있었다. 황의조는 막내들인 이승우(17)와 장결희(17·이상 FC 바르셀로나)를 제외하곤 행사 참여자 가운데 거의 막내뻘이었다. 건장한 체격의 장정으로 80여 명이 연탄 2만 장을 날라야 하는 이번 행사에 주요 '일꾼'에 등재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밑에서 받은 맥시멈입니다' 황의조(왼쪽)가 연탄 세 개를 나르고 신태용(오른쪽) 감독과 만나고 있다. / 중계동 = 김광연 기자
'밑에서 받은 맥시멈입니다' 황의조(왼쪽)가 연탄 세 개를 나르고 신태용(오른쪽) 감독과 만나고 있다. / 중계동 = 김광연 기자

몇 차례 발걸음을 옮긴 황의조는 초반이라 배급이 완벽히 덜 된 탓에 연탄 세 개를 지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곧 황의조를 향해 시련이 닥쳤다. 시작은 신태용(45)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었다. 황의조를 마주치다가 지게를 슬쩍 본 신 감독은 황의조를 향해 "야 연탄 세 개가 뭐냐"며 타박했고 주위엔 웃음꽃이 피었다. 아직 한창인 나이답게 제 임무를 수행하라는 지시였다.

이에 황의조는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밑에서 연탄 탈 때 이게 맥시멈이었다"고 항변했다. 이후에도 시련은 계속됐다. 지나가던 박건하(44) 대표팀 코치를 비롯해 축구협회 관계자까지 황의조를 지나치는 사람마다 연탄 세 개의 저의를 따져 물었고 그때마다 황의조는 "이게 맥시멈이었다"는 말을 되뇌었다. 전혀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듯 해명은 곧 억울하다는 혼잣말로 바뀌었다.

올해 A매치 데뷔한 황의조는 연말에 열린 대한축구협회 주최 봉사활동에 대표로 참여하며 입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선배들과 연탄 나르기는 쉽지 않았다. 연탄 개수를 놓고 곳곳에 들려오는 구박과 타박을 견디며 힘겹게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여전히 막내뻘인 그에게 쉽지 않은 체험이었던 이날, 연탄 세 개의 진실은 황의조 본인만이 알 일이다.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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