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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희의 골라인] '늪축구 지존' 유벤투스, 레알까지 집어삼킬까?

  • 스포츠 | 2015-05-04 11:29
유벤투스, 세리에 A 4연패 달성. 유벤투스 FC가 이탈리아 세리에 A 4시즌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다. /유벤투스 홈페이지 캡처
유벤투스, 세리에 A 4연패 달성. 유벤투스 FC가 이탈리아 세리에 A 4시즌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다. /유벤투스 홈페이지 캡처

'안방 강자' 유벤투스,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

'이제는 챔피언스리그다!'

유벤투스 FC가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3일(이하 한국 시각) 이탈리아 제노바 스타디오 루이지 페라리스에서 열린 삼프도리아와 2014~2015시즌 세리에 A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4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우승을 결정지었다. 특유의 '늪축구'에 삼프도리아를 빠뜨리며 통산 31번째 리그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34라운드까지 24승 7무 3패의 성적이다. 64득점 19실점을 기록했다. 17번의 홈 경기에서 15승 2무 41득점 9실점으로 '안방 깡패'의 면모를 과시했다. 어느덧 4시즌 연속 스쿠데토 달성. 이탈리아에서는 '절대 강자'라는 말이 지겨울 정도다.

성적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총 49경기(리그 34경기, 코파 이탈리아 4경기, 슈퍼컵 1경기, 챔피언스리그 10경기)를 치러 32승 9무 8패(슈퍼컵 승부차기 패배 처리)의 성적을 올렸다. 승률이 65.3%가 넘는다. 무승부가 있는 축구에서 승률 65% 이상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여기에 27번 클린시트(무실점 경기), 14번 1점차 승리를 만들어냈다. 유벤투스의 '늪축구'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 2014~2015시즌 유벤투스 경기 결과(5월 4일 현재)
- 1라운드 vs 키에보(원정) 1-0 승리
- 2라운드 vs 우디네세(홈) 2-0 승리
- 챔스 조별리그 vs 말뫼(홈) 2-0 승리
- 3라운드 vs AC 밀란(원정) 1-0 승리
- 4라운드 vs 체세나(홈) 3-0 승리
- 5라운드 vs 아탈란타(원정) 3-0 승리
- 챔스 조별리그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원정) 0-1 패배
- 6라운드 vs AS 로마(홈) 3-2 승리
- 7라운드 vs 사수올로(원정) 1-1 무승부
- 챔스 조별리그 vs 올림피아코스(원정) 0-1 패배
- 8라운드 vs 팔레르모(홈) 2-0 승리
- 9라운드 vs 제노아(원정) 0-1 패배
- 10라운드 vs 엠폴리(원정) 2-0 승리
- 챔스 조별리그 vs 올림피아코스(홈) 3-2 승리
- 11라운드 vs 파르마(홈) 7-0 승리
- 12라운드 vs 라치오(원정) 3-0 승리
- 챔스 조별리그 vs 말뫼(원정) 2-0 승리
- 13라운드 vs 토리노(홈) 2-1 승리
- 14라운드 vs 피오렌티나(원정) 0-0 무승부
- 챔스 조별리그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홈) 0-0 무승부
- 15라운드 vs 삼프도리아(홈) 1-1 무승부
- 16라운드 vs 칼리아리(원정) 3-1 승리
- 슈퍼컵 vs 나폴리(중립) 2-2<승부차기 패배>
- 17라운드 vs 인테르 밀란(홈) 1-1 무승부
- 18라운드 vs 나폴리(원정) 3-1 승리
- 코파 이탈리아 16강전 vs 헬라스 베로나(홈) 6-1 승리
- 19라운드 vs 헬라스 베로나(홈) 4-0 승리
- 20라운드 vs 키에보(홈) 2-0 승리
- 코파 이탈리아 8강전 vs 파르마(원정) 1-0 승리
- 21라운드 vs 우디네세(원정) 0-0 무승부
- 22라운드 vs AC 밀란(홈) 3-1 승리
- 23라운드 vs 체세나(원정) 2-2 무승부
- 24라운드 vs 아탈란타(홈) 2-1 승리
- 챔스 16강 1차전 vs 도르트문트(홈) 2-1 승리
- 25라운드 vs AS 로마(원정) 1-1 무승부
- 코파 이탈리아 4강 1차전 vs 피오렌티나(홈) 1-2 패배
- 26라운드 vs 사수올로(홈) 1-0 승리
- 27라운드 vs 팔레르모(원정) 1-0 승리
- 챔스 16강 2차전 vs 도르트문트(원정) 3-0 승리
- 28라운드 vs 제노아(홈) 1-0 승리
- 29라운드 vs 엠폴리(홈) 2-0 승리
- 코파 이탈리아 4강 2차전 vs 피오렌티나(원정) 3-0 승리
- 30라운드 vs 파르마(원정) 0-1 패배
- 챔스 8강 1차전 vs AS 모나코(홈) 1-0 승리
- 31라운드 vs 라치오(홈) 2-0 승리
- 챔스 8강 2차전 vs AS 모나코(원정) 0-0 무승부
- 32라운드 vs 토리노(원정) 1-2 패배
- 33라운드 vs 피오렌티나(홈) 3-2 승리
- 34라운드 vs 삼프도리아(원정) 1-0 승리

유벤투스 득점 분포. 유벤투스는 올 시즌 전반 중반과 후반 중반에 많은 골을 터뜨렸다. /사커웨이 캡처
유벤투스 득점 분포. 유벤투스는 올 시즌 전반 중반과 후반 중반에 많은 골을 터뜨렸다. /사커웨이 캡처

유벤투스가 올 시즌 보여주는 '늪축구'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1) 전반 초반과 후반 초반 자신들의 페이스로 상대를 끌어들이면서 서서히 주도권을 잡고, 2) 중반부에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은 뒤, 3) 다시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그대로 승리를 굳힌다. 무리하게 다득점을 노리지 않고 힘을 잘 분산 배치하면서 승리 확률을 높이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올 시즌 리그 득점 분포도를 보면, 유벤투스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고루 득점에 성공했다. 그 가운데 전반 중반(15~30분)과 후반 중반(60~75분)에 많은 골을 잡아냈다. 앞서 언급한 '늪축구의 기본'이 시간별 득점 분포에서도 잘 나타난다.

유벤투스가 '늪축구'의 위력을 시즌 막판까지 잘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전형의 탄력도가 좋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자유자재로 변형하며 상대의 장점을 무력화 하고, 본인들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 전형을 자유자재로 바꾸면서 상대를 늪에 빠뜨리고 결정적인 한방으로 승리를 확정짓는다. '업그레이드 늪축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스리백-포백 '자유자재!' 유벤투스는 경기중 스리백과 포백을 상황에 따라 바꿔 적용하며 '전형의 탄력도'를 높인다. /심재희 기자
스리백-포백 '자유자재!' 유벤투스는 경기중 스리백과 포백을 상황에 따라 바꿔 적용하며 '전형의 탄력도'를 높인다. /심재희 기자

리그 4연패를 이룬 유벤투스가 바라보고 있는 곳은 이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다. 준결승전에서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격돌한다. 6일(홈)과 14일(원정) 두 번의 승부로 결승행 티켓 주인공을 가린다.

유럽 현지의 대체적인 전망은 레알 마드리드의 우세. 공격, 중원, 수비 모두 레알 마드리드 쪽이 한 수 앞선다는 평가다. 하지만 유벤투스도 '믿는 구석'이 있어 승부를 섣불리 점치기 어렵게 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상대를 답답하게 만들고 결정적인 순간에 공격력을 살리는 유벤투스의 '업그레이드 늪축구'가 여전히 살아 있다. 개인이나 부분 전술이 아닌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만드는 '늪축구'로 무장한 유벤투스가 레알 마드리드까지 집어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팩트 | 심재희 기자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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