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이번 주 지역 간담회 끝나면 모종의 '시그널' 있을 것...통합 발표밖에 더 있나"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기정사실'로 설정한 가운데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호남 중진 등 통합 반대파들은 절차적 오류를 지적하며 '지연전'에 나섰지만 안 대표 측은 "명분이 없다"며 사실상 바른정당과의 통합 선언만 남았음을 시사했다.
안 대표는 앞서 호남과 부산을 찾은 데 이어 18일 강원 지역과 19일 대전·충청지역에서 간담회를 열고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때문에 안 대표가 이번 주 지방순회를 마치면 통합 수순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앞서 논란이 됐던 '22~24일 통합 선언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이번주 지역 간담회가 끝나면 내주 초엔 시그널, 움직임을 보이실 것"이라면서 그 '시그널'이 통합 선언이냐는 질문엔 "그렇다. 그것밖에 없다"고 수긍했다. 지난 주 부산에 이어 오는 21일 호남에서 열리는 국민통합포럼 행사에도 안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안 대표 측에 따르면 당헌·당규에서 정당의 합당·해산을 결정하도록 하는 최고 결정기구인 전당대회 개최를 열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에 예정된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일정을 감안하면 오는 24일 통합 선언을 한 뒤 최고위에 전대 소집안을 부의해 당무위를 거쳐 1월 중순께 전당대회를 열 것이라는 게 대략적인 스케줄이다.
안 대표 측은 이번 주 지방일정을 돌며 당원들의 의견을 취합했다고 판단했지만, 당내 호남 중진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막판 여론조사를 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행자 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 싱크탱크를 통한 여론조사가 아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인 '케이 보팅(K-voting)'을 통한 여론조사일 확률이 높다"며 "당 내부의 반발이 있으니 한 번 더 여론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통합론을 반대하고 있는 의원들은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하며 '절차적 문제'를 삼고 나섰다. 당원 투표로 갈 경우 '통합 찬성'이 나올 가능성이 큰 가운데 원내 의원들은 찬반 의견이 팽팽해 통합론이 공전을 거듭하게 돼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호남계 중진의원들로 채워진 반대파 모임인 '평화개혁연대'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긴급 조찬모임을 갖고 안 대표에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모임의 간사격인 조배숙 의원은 조찬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보수 야합이라고 규정하고 절대로 반대한다"며 "통합 문제는 당적이 바뀔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의총의 의견을 존중해 결정해야 한다"고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의총 소집을 정식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초선들 모임인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 소속이자 전당대회 의장이기도 한 이상돈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 안건을 최고위에서 당무위에 회부하기 전에 의원총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국회의원 당적에 변화가 생기는 정당의 합당, 해산의 경우는 의원총회를 거치는 것이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불문헌법"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반대파들의 의원총회 개최 요구를 "사실상 명분이 없다"며 계획에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내 여론수렴은 앞선 (끝장토론 격인) 의원총회를 통해 이뤄졌다는 게 안 대표의 생각"이라며 "전당대회 개최는 최고위 의결과 당무위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 (반대파가 주장하는) 당헌·당규상의 구제력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안 대표가 통합을 밀어부치는 데에는 통합 발표가 이뤄진 후 전당대회에 가게 되더라도 반대파의 탈당이나 분당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비례대표들을 빼고, 호남 의원들일지라도 통합에 찬성인 분들도 있고, 아직까지 입장을 유보하신 분들도 있어 교섭단체를 이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당대회를 가면 대체적으로 이길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대선 패배 직후 당 대표에 나왔어도 50%를 넘기지 않았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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