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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 "채상병 특검법, 28일 본회의서 표결해 마무리"

  • 정치 | 2024-05-22 13:25

"팬덤 정치,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본령 훼손"
"개헌과 선거제도 결실 못 봐 아쉬움 커"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28일 여야의 합의가 없더라도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넘어온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표결하겠다고 22일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가능하면 여야가 합의해 일정을 마련하고 본회의를 소집해야 하지만 만약 합의되지 않더라도 28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현재 본회의에 올라온 안건과 재의를 요구한 채상병 특검법은 표결을 통해서 최종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며 "그것이 국회법 절차"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여야가 다시 협의를 시작해서 설사 거부권이 행사되더라도 합의안을 만들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면서 "그런 당부와 노력을 여야 원내대표를 향해, 당대표들을 향해 오늘 아침까지도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취임 이후 10번째 거부권 행사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배경에 대해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강행됐다는 점과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 독점적으로 부여해 헌법상 삼권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되돌아온 특검법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돼 재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특검법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재적의원 295명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인 197표가 필요하다.

오는 28일 '채상병 특검법'이 재표결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채상병 특검법' 교결을 지켜보는 모습. 당시 특검법은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배정한 기자
오는 28일 '채상병 특검법'이 재표결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채상병 특검법' 교결을 지켜보는 모습. 당시 특검법은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배정한 기자

여야에서 일어나는 '팬덤 정치'에 대해서도 쓴소리했다. 김 의장은 "SNS가 널리 보급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권에서) 팬덤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건강한 팬덤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극단적인 진보·보수 팬덤은 상대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의 장에서 배제하는 수단으로, 좌표를 찍고 집중 공격하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본령을 훼손하는 것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대의민주주의의 근본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헌법기관으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 국회의장 제1의 의무다. 그러기 위해 국회법은 국회의장이 당적을 버리도록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은 무소속으로 의장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유지하라는 취지다.

2022년 7월 선출된 김 의장은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서 협치와 개헌·선거제도 개혁 등을 실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국회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개헌과 선거제도 등 개혁과제에 국회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음에도 결실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면서 "특히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시대에 이루었던 국민통합과 협치의 정신, 정치개혁의 성취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정치현실에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국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정치양극화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고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며 "다음 국회에서는 부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성과를 내고 정치에서부터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꽃 피워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유불리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진다면 그 선택이 최선이고 후회가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며 "새로운 국회에서는 당리당략과 유불리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국회, 진정한 의회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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