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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받는 韓 당권설, 당권-대권가도에 복잡해진 속내

  • 정치 | 2024-05-17 11:31

탄력받는 韓 출마설에 친윤-친한 평행선
당권주자들 재빠른 기지개, 대권 도전시 당대표 사퇴 리스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등판설로 국민의힘 내부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남용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등판설로 국민의힘 내부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한동훈 당권 출마설'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속내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를 향한 친윤(친윤석열)계의 묘한 견제 속 친한(친한동훈)계 역시 출마설 힘을 싣고 있다. 한 전 위원장에게는 총선 패배 후유증으로 남은 친윤-비윤 갈등 수습과 당내 세력화 과제가 남았다. 다만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등판에 고려할 변수로 꼽힌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전 위원장 역시 이른바 '목격담 정치'에 더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 모처에서 만찬을 하는 등 외부 활동을 늘리는 모습이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역시 궤를 같이한다. 장동혁 의원은 1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잠시 멈추게 하는 것도, 또다시 나아가게 하는 것도 민심"이라며 "정치인은 민심이 부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비윤계 의원 역시 "출마하려고 시동거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대로면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전 위원장의 등판설에 따른 당내 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그간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두고 '총선 패배 책임자'로서 당권에 곧바로 나서선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였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오롯이 본인 선택에 달렸다"며 "왜 제3자가 나가지 말라고 압박하느냐"고 했다. 앞서 8일 한 위원장 출마설에 두고 "이번에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는 결심을 가진 근저에 선거 패배에 책임감이 있었다"라며 에둘러 압박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흐름에 더해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지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040 모임인 첫목회의 이승환 당협위원장(서울 중랑을)은 지난 15일 무박으로 진행된 밤샘토론 이후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선 지고 당 대표 됐다"며 "특정인을 두고 출마하라, 말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는 본인의 결단과 의지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당권주자들의 견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화환들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관 앞 담벼락에 놓여있다./배정한 기자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당권주자들의 견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화환들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관 앞 담벼락에 놓여있다./배정한 기자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역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세력화에 집중하고 있다. 나경원 당선인과 윤상현 의원은 지난 16일 나란히 세미나를 열고 각각 '저출산 정책'과 '당 쇄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위한 시동을 걸자,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재빠른 '몸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다른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느 정도 성찰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나오시는 게 맞다"며 "저라면 기다릴 것 같다"고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권 도전을 디딤돌로 대권가도를 달릴 한 위원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 한 전 위원장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당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대선(2027년 3월) 1년 6개월 전(2025년 9월)에 조기 사퇴해야 하는데, 임기를 또다시 채우지 못한다는 점이 그에게 정치적 리스크로 남을 수 있다. 당대표의 막강한 권한인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 역시 내려놔야 한다.

친윤계와 친한계를 동시에 포섭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그의 복귀설로 친윤-비윤계의 평행선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친한계 국민의힘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어떤 결단을 하든 한 위원장이 감내해야 할 부분으로, 민심에 달린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으로서 정치적인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당권도전은 친윤계와 친한계를 하나로 모아서 끌고 가는 정치적 능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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