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도층 지지율 격차 커…"현 정부 부정 평가 영향"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중도층에서 여당이 열세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임기 초반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답보 상태도 길어지고 있다. 중도 외연 확장에 대한 여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지난 18~20일(10월 3주차)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27%, '부정 평가'는 2%포인트 오른 65%로 나타났다. 9월 4주차 조사에서 28%를 기록한 이후 5주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33%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1%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5%포인트 떨어졌다.
그런데 이념성향별로 살펴보면, 전체 지지율과 중도층 지지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중도층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21%에 그쳤다. 민주당은 34%로 두 정당 간 격차는 13%포인트나 된다. 국민의힘 전체 지지율과 중도층 지지율 차이는 12%포인트에 달한다.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같았던 것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같은 여론조사기관에서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했던 직전 조사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2%, 민주당 38%로 조사됐다. 정치적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8%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67%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5%, 민주당 35%였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무려 35%로 집계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도 마찬가지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35%)이 민주당(32%)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도층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33%로 전체 지지율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국민의힘은 23%에 그쳤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중도층에서 현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분석하면서 "이념성향별로 따져볼 때는 대통령 지지율과 연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갤럽 10월 3주차 결과, 중도층의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8%였는데, 국민의힘(21%) 지지율과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안 격차를 보였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공정과 상식의 말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오지 않아 미래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니 지금의 현상은 자연적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소위 중도층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탈하는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당이 당장 중도층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치열하게 정쟁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 저지 이슈, 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와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감사,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게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 여부 등을 두고 진흙탕 싸움 중이다.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 정국이라 당 혁신 작업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정부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여당이 중도 외연을 확장할 때가 아니라는 부정적인 진단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수층의 지지마저 낮았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은 다음부터 외연 확장이 된다"면서 "하지만 현재 그런 상황이 아니기에 중도까지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 본문에 인용된 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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