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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 미사일 발사에 대북 유류수출 개인 2명∙회사 3곳 제재

  • 정치 | 2022-10-08 09:28
미국 정부의 제재대상이 오른 유조선 '커리저스'호(불법 환적당시 씨프리마)가 북한 유조선 배별호와 해상에서 선박간 환적을 통해 유류를 옮기고 있는 사진.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
미국 정부의 제재대상이 오른 유조선 '커리저스'호(불법 환적당시 씨프리마)가 북한 유조선 배별호와 해상에서 선박간 환적을 통해 유류를 옮기고 있는 사진.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잇따르자 미국 정부가 북한에 유류 수출해 북한의무기 개발에 관여한 개인 2명과 회사 3곳을 독자 제재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12일간 여섯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고 지난 4일 발사한 미사일은 5년 만에 일본 영공을 통과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7일(현지시각) 북한에 유류를 공급한 개인 2명과 회사 3곳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했다. 제재 명단에 오른 개인은 싱가포르 국적자 궉기성과 그의 사업 파트너인 대만 출신 천시환으로 유조선 커리저스호로 북한에 유류를 실어 나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커리저스호 관리회사로 마셜제도에 있는 '뉴이스턴 쉬핑'과 궉기성이 직간접으로 운영에 관여한 싱가포르 소재 '안파사르 트레이딩', '스완시 포트 서비스' 등 3곳도 제재대상에 올랐다.

OFAC는 궉기성이 선박 ‘커리저스’호를 이용해 2019년 북한 남포로 유류를 운송하고, 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유류를 건네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OFAC에 따르면 궉기성과 천시환은 허가 없이 북한 정권에 물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13810호에 의거해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커리저스 호는 유엔 대북제재 감시를 피하기 위해 '시 프리마' 이름을 달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채 주로 야간에 운항했고, 해상에서 선박 간 불법환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궉기성은 이미 지난해 같은 혐의로 미 뉴욕남부 연방법원에 기소된 인물로,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대상이다. 그의 선박 '커리저스'호도 지난해 민사 몰수 소송을 거쳐 미국 정부 자산으로 귀속됐다.

뉴욕남부 연방검찰은 궉기성에 대한 기소장과 커리저스호 몰수 소장에 궉기성이 2018년 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여러 차례 북한을 대리해 유류를 구매하고, 이를 북한으로 운송한 행위 등을 고발했다. 2019년 6월 위장회사를 이용해 커리저스호를 약 58만 달러에 산뒤 이를 대북 유류 공급선으로 활용했다.

OFAC는 2019년 9월 커리저스호가 북한 선박 새별호에 유류를 실어 나르고, 직접 남포의 유류 하역시설에 정박한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궉기성의 사업 파트너인 천시환은 커리저스호 승조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대북 유류 운송에 관여했다고 OFAC는 밝혔다.

이번 제재는 북한의 최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해석됐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은 올해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 범위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올해에만 4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중 6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오늘 미국은 북한에 정제유를 운송한 개인 2명과 기관 3곳에 제재를 부과했다"면서 "그들의 행위는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과 군을 직접으로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는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북한 깃발을 단 선박과 어떤 화물에 대해서도 넘기거나 넘겨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북한이 매년 어기고 있지만 2018년부터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을 50만 배럴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는다면 어떤 대북 정제유 수입도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넬슨(Brian E. Nelson)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차관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 상공을 통과한 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계속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다자간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전 세계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을 지원하는 자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북한의 제재회피 활동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이들 기관과 개인을 제재함으로써 북한이 군과 무기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것을 지원한 자들에게 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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