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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대북전단금지법 반대론' 국제적으로 판 키우는 국민의힘

  • 정치 | 2021-01-05 05:00
정부여당이 강행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두고 국내외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국제공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정부여당이 강행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두고 국내외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국제공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국제공조 확대…국내외 공론화 박차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말 독단적으로 강행 처리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후폭풍이 점점 거세지는 모양새다. 의석수에 밀려 해당 법 처리를 지켜만 봤던 국민의힘은 국내외 공조를 확대하면서 반대론의 판을 키우고 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 및 시각매개물 게시, 전단 등의 살포를 금지하고,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은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의 후속절차를 거쳐 29일 공포됐다. 시행일은 오는 3월 30일이다.

민주당의 대북전단금지법 강행 처리를 전후해 국제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미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화당 측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지난달 11일 성명을 통해 "한국 헌법과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따른 의무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미 의회 청문회 개최를 예고한 것을 시작으로,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 제럴드 코널리 민주당 하원 의원 등도 우려를 표명하고 법안 수정을 촉구했다.

또한 영국과 체코 등 유럽에서도 이 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법이 전단 살포 행위를 형사처벌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형량을 최대 3년 징역으로 결정한 것은 과잉금지 원칙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와 북한인권단체 등은 대북전단금지법이 기본권 침해 요소가 있다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국민의힘은 정부가 공포한 이 법을 사실상 원상복구하는 내용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한편 국내 소재 각국 대사관 및 국제기구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입법을 되돌릴 방법이 없는 만큼 반(反)대북전단금지법 국내외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6일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미국 의회 청문회를 준비 중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과 화상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0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지 의원. /이새롬 기자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6일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미국 의회 청문회를 준비 중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과 화상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0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지 의원. /이새롬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는 6일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미 의회 청문회를 준비 중인 스미스 하원의원과 화상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스미스 의원과의 간담회는 국민의힘 소속 외통위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미 의회 청문회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 의원은 '추가로 다른 나라 정치인과도 공조 논의를 이어가는가'라는 질문에 "앞서 114개 국 주한 공관에 대북전단금지법 문제점에 대한 내용을 보냈고, 여러 나라에서 면담을 요청했다"며 "조만간 취합해서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표현·집회·결사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김정은·김여정이 뭐라했다고 대북전단에 대해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운영되는 국제사회 방침에도 위배되는 일이고, 북한 독재정권만 좋아하는 일이다 보니 국제사회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 앞으로 이 과정들이 더 길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살포를 막기 위해 법이라도 만들라"는 담화를 발표한 직후 대북전단금지법이 급물살을 탔다는 이유로 해당 법을 '김여정 하명법', '김정은 독재 수호법'으로 보고 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본인이 작성한 25페이지 분량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과 북한의 표현의 자유' 보고서를 전체 국회의원에게 배포하면서 개정법 시행 전 철회를 호소했다. 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정법의 통과 전후로 야당과 국내 시민단체, 언론, 국제사회는 많은 우려를 표명했고, 법이 공포되자 시민단체는 즉각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잘못된 법을 철회하는 대신 '개정법 해석 지침'을 마련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반박하고 미국 의회 청문회를 막고자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곧 영문 보고서가 완성되면 국제사회에도 즉각 배포해 개정법 철폐 운동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의 문제점을 담은 보고서를 친전 형태로 각 의원실에 전달하고 있다"며 "보고서 내용을 압축해 번역 중인 영문 보고서는 이번 주 내로 이메일 형태로 각국 대사관, 의원들, 관련 연구소 등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흔들림 없이 대북전단금지법 시행을 준비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지난달 말 "법 시행 전까지 '전당 등 살포 규정 해석지침'을 제정해 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대북전단금지법은 접경 지역에 사는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법"이라며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내려는 법이기도 하다. 남북 교류와 협력만이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대북전단은 북한을 더욱 가둘 뿐"이라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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