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방식 변화 불가피…"빨라도 내년 하반기" 전망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정권이 바뀌게 됨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격변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과 한반도 비핵화 해법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협상 방식과 관련해 실무 협상을 단계별로 밟아나가며 정상 간 합의를 도출하는 '보텀 업'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핵 능력을 축소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 실무 협상을 진행한 뒤 북미 정상이 만나 합의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기술 개발과 양을 늘려나간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 기조로 북한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강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렸던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따라서 북한이 선(先) 비핵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북한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막바지에 보여온 강경 자세를 기본으로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는 과거 민주당 정부 때와 달리 많은 핵무력을 확충했기에 이를 바탕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역시 대선 과정에서 북핵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8월 "독재자 비위를 맞추고 증오와 분열의 불씨를 부채질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접근법으로 북한을 상대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김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좋은 관계"라며 친근한 사이임을 과시한 것과 반대로 바이든은 '불량배' '독재자'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북한이 '최고 존엄'을 모독한 바이든과 밀착할지 미지수다.
이처럼 여러 측면에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존재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선거 등을 이유로 소송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 설령 바이든이 내년 1월 취임한다더라도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고 외교안보 인사를 편성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새로운 외교안보진영을 구성하고 대북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며 "북한과 협상은 빨라도 내년 하반기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년 반쯤 남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를 고려하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달성하기까지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장 위원은 "한국은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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