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적·남한에서의 차별" vs "극소수에 불과해"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성폭행 혐의를 받는 탈북민 김 씨가 재입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탈북민들의 재입북 사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입북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김 씨의 재입북 사실은 우리 군 당국이 아닌 북한을 통해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김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정보관계자들을 향한 비판과 함께, 탈북자 신변 보호관리에 소홀한 경찰과, 군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책임론도 제기됐다.
문제는 탈북민의 재입북이 김 씨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정보위에서 "2020년 6월말 현재 공식 탈북민은 3만 3670명 가량이고 이중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은 불명자는 900명 가까이 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우리나라를 벗어난 재입북 탈북민은 약 2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재입북 탈북민 규모에 대해 확인중이지만 "최근 5년간 북측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 탈북민 재입북자는 총 11명"이라며 "2015년 3명, 2016년 4명, 그리고 2017년 4명 등이다"라고 확인했다.
이번 김 씨의 월북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번 재입북했던 탈북민들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7년 6월에는 종합편성채널 방송에 출연해 잘 알려진 임지현이 재입북해 선전매체에 나와 남측을 비난하기도 했다. 임씨의 재입북 배경에 대한 정확한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의 재입북은 ▲도피성 ▲남한에서의 적응 실패 ▲북한의 공작 등으로 나뉜다. 먼저, 이번에 재입북한 김 씨는 범죄도피성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씨는 자신의 집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6월 김포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남한에서의 부적응도 이유로 꼽힌다. 이들은 남한에서 번 돈을 달러로 환전해 이를 챙겨 중국을 통해서 월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기자회견장에 내세운 사람만 11명이지 실제로 공개되지 않은 사람은 아마 100여 명도 넘고 또, 중국이나 제3국으로 사라진 탈북자들은 한 300여 명이 된다고 탈북자 사회에서는 인지하고 있다"고 재입북한 숫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다른 환경에서 지내온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20대 청년들, 자녀들과 함께 온 40~50대들은 잘 적응하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탈북민들은 대한민국 제도에서 적응하지 못해 북한에 있던 시절과 고향의 사람들이 그리워 다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문화 차이와 의사소통 문제 외에도 탈북민에 대한 차별도 남한사회에서 어려움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는 탈북민에 비해 재입북하는 규모가 소수라는 점에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강동완 동아대 부산하나센터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남한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식 그리고 적응 어려움 때문에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 때문에 월북했다는 이야기는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민 숫자가 3만 4000명인데 그 중 한두 명이 떠났다고 해서 많은 탈북민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떠났다고 보긴 어렵다. 북한에 가족이 있거나 북한 정권의 공작에 의해 협박받았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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