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과시하는 김여정…후계자? '백두혈통' 관리자?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들어 전면에 등장해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그의 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의 소속 부서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외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은 북한 매체를 통한 담화에서 대북 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에 우리 통일부는 4시간 만에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가 나온 것은 지난 3월 3일과 22일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그는 지난 3월 처음 등장해 북한의 화력전투훈련을 비판한 청와대를 "겁먹은 개", "세 살 난 아이", "저능"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에서 협조할 의향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김 제1부부장이 북한에게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인 대남·대미 문제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제1부부장의 등장에 대해 "최근 남북, 북미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다만 제1부부장의 소속 부서, 이외 직위 등 정확한 위상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보인다"면서 "사실은 그 직책을 넘어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제2차 북미 하노이정상회담 실패 이후 비공개적으로 종합적인 대외정책 대책기구가 생겼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 수장으로 김 제1부부장을 꼽았다. 그는 "90년대 김정일 시절 당시 핵상무조처럼 강성국가 건설상무조(가칭)로 보인다"면서 "막후에서 이 상무조를 전체적으로 컨트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통화에서 "조직지도부 소속이나 선전선동부가 아닌 국무위원장 직속 소속으로 보인다"면서 "전반적인 영역에 관여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우리로 따지면 정치특보,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 나오자 '후계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일제히 '백두혈통'인 김 제1부부장을 김 위원장이 사라질 경우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꼽았다.
이뿐 아니라 국회 입법조사처와 미국 의회조사국(CRS)는 지난 4월 김 위원장 유고 시 김 제1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후계자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봤다. 곽 대표는 "백두혈통의 관리자일 것"이라며 "영향력을 가지고 김 위원장과 모든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이끌어나가는 역할이다. 후계자는 김 위원장의 아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실장도 김 제1부부장의 후계자설은 불가능한 가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항일무장투쟁에 기초해서 설립된 북한에서 여성이 항일무장투쟁 운동을 계승할 입지에 있지 않다"며 "남성 위주의 체계가 70년 동안 구축돼 왔기 때문에 북한 체제 논리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계자를 옹립하는 과정에서 관리를 하거나 북한 지도부를 운영하는 역할이 가능하지만, 전면에 나서 지도자로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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