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위상 상승… 김여정 인사의 의미는?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최근 노동당 '선전선동부'에서 '조직지도부'로 부서이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수행을 맡아와 '그림자 수행'으로 우리 언론의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는 김 제1부부장이 자취를 감춰 '잠적설'이 돌았으나, 6월과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과 김일성 주석 25주기 중앙추모대회의 주석단에 드러난 모습이 보도돼 위상이 강화 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당 전원회의를 열고 당 간부의 3분의 2 가량을 물갈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둘째 의정으로 ‘조직 문제’를 다뤘다며 인사 관련 내용을 전했다.
통일부의 추정에 따르면 노동당 내 전문부서의 부장이 15명 안팎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에서 3분의2에 해당하는 10명이 대거 물갈이 됐다. 이 중에서 '백두혈통'인 김 제1부부장의 부서 이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직위는 같지만 '선전선동부'에서 '조직지도부'로 이동한 것인데, 이로 인한 위상 변화가 눈에띈다.
먼저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북한 내부의 사상관리를 전담하는 당 핵심부서이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 모든 언론의 보도사항을 지도·통제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이다. 물론, 대남 선전선동도 담당하고 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역할로는 당내 인사·검열·숙청까지 관할하는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특히 우리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를 산하에 두고 있어 핵심 중의 핵심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 집권 당시에는 후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직지도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김여정 제1부부장의 부서이동에 대해 '인사권'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북한 정치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전문가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그야말로 막후실세로 등장한 것"이라며 "북한 권력에서 중요한 것은 '조직지도부'에서 어떤 간부를 쓸 것이고, 감찰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것인데, 김여정이 그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20대 초반 나이에는 '조직지도부'로 들어갈 수 없어서 '선전선동부'에서 김정은 우상화에 꽤 힘을 쓴 것 같다"며 "이제 어느 정도 '선전선동부'에 체계를 잡고 '조직지도부'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도 통화에서 "'조직지도부'에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데, 김여정이 그곳으로 간 것을 보면 사람 사업을 시작해 진두진휘하겠다는 의미"라며 "'조직지도부'가 사실상 북한권력의 1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승진으로 봐야한다"면서 "역대 실세들이 갖고 있던 자리로 이동해 북한 정치 전면에 등장해 활동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제1부부장의 승진이 빠른 속도인지 묻는 질문에 "김씨의 유일한 피붙이니까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다른 사람이라면 생각도 못 하는 속도이다. 김정은의 여동생이니까 가능한 속도"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수행을 도맡아 오면서 우리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만큼 김 제1부부장이 부서이동 이후 대남, 대외정책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단체 기념사진에서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사진상에서 식별이 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지위나 신분에 변화가 생겼다고 판단하기에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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