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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임기 종료' 나경원 원내대표 1년…'제 점수는요~'

  • 정치 | 2019-12-09 05:00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회의 후 나 원내대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회의 후 나 원내대표는 "격동의 1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뉴시스

"오만한 여당에 힘든 협상·투쟁 병행" vs "원내 전략·협상력 미비"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지난 1년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을 이끈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가 9일로 종료된다. 이날 오전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나 원내대표는 1년 만에 평의원으로 돌아간다. 한국 정치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 속출한 2019년 제1야당 원내를 이끈 나 원내대표는 "격동의 1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후 기자들과 만나 "1년 동안 의원총회를 다른 때보다 1.5배 정도 했다. 그만큼 격동의 1년이었다"며 "모든 의원님들께서 힘을 합쳐주신 덕분에 한국당이 국민들과 함께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기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이어 "앞으로도 저희에게 아주 중요한 정기국회의 마무리가 남아있기 때문에 정말 잘하실 수 있는 원내대표가 당선돼 마무리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 국회는 여야의 격렬한 대치가 지속되며 국회 파행, 개점 휴업 상태가 반복됐다.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정기국회도 지난달 29일부터 파행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얻은 한해였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다음날인 4일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최고위 결정 수용' 의사를 밝혔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 스스로 여러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의총에서 103표 중 68표 얻어 원내대표 선출된 그는 선출 4일 만에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적극 검토', '선거제 개혁안 1월 임시국회 처리'에 합의했다.

한국당 안팎에선 이 합의가 작금의 패스트트랙(선거·사법제도 개혁안)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후에도 나 원내대표는 꾸준히 논란이 되는 발언과 행보를 해왔다.

지난 3월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文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을 해 여당이 거세게 반발했고, 4월 5일에는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 중 재난안전책임자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이석을 저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월 말 여야 4당의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 저지를 위해 국회를 점거한 것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현 국회 파행에도 영향을 끼친 이 사태로 한국당 의원 60명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이 지정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복도에 누워 시위하던 모습. /이새롬 기자
지난 4월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이 지정되자 한국당 의원들이 복도에 누워 시위하던 모습. /이새롬 기자

5월 11일에는 패스트트랙에 대한 저항으로 대구에서 장외집회를 하던 중 '문빠'(文 대통령 극성 지지자), '달창'(달빛창녀단) 발언을 한 게 구설에 올랐다. 6월 24일에는 국회 파행 80일 만에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이 합의문이 의총에서 추인에 실패하며 리더십에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이후 10월 22일 '조국 정국'에 기여한 조국 인사청문 TF 의원들에게 표창장과 상금을 수여한 것과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대상 의원에게 공천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달 27일에는 방미 중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말라'는 발언을 한 게 알려지며 비판을 받았고, 이틀 뒤 본회의 상정이 예고된 199개 민생·경제·안전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또다시 국회 파행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3일 나 원내대표는 비상 의원총회에서 임기 연장을 위한 '재신임'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황교안 대표가 주축이 된 최고위원회에서 '재신임 불가' 결정을 내리며 재신임 여부를 묻지도 못하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당내 일각에서 당헌·당규 해석 논란과 최고위의 월급 파문이 제기됐지만,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며 최고위 결정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다음날인 4일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최고위 결정 수용' 의사를 밝혔다. /뉴시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다음날인 4일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최고위 결정 수용' 의사를 밝혔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의 지난 1년에 대해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번만큼 힘들고, 일이 많고, 하루도 쉬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며 "매우 많은 일들을 끊임없이 해결해야 했고, 고민해야 했고, 부지런히 일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헌정사에 있지 않았던 많은 일이 있었다. 안타까운데 여당이 협상 파트너인 야당을 너무 무시하고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아 힘든 협상과 투쟁을 병행했다"며 "(나 원내대표가) 협상할 수 없었던 것이 많았다"고 했다.

또한 그는 "언론환경도 그렇고, 왜곡된 보도도 많았다"며 "언론의 프레임 전쟁 때문에 고통스러웠고, 힘든 시절을 보냈다. (소속) 의원님들이 나 원내대표를 믿어주고 지금까지 잘해준 게 참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쉬움을 토로한 의견도 있었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원내 전략을 짤 때 훨씬 정교하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갖고 협상 과정에서 좀 더 능숙하게 국면들을 헤쳐나갔다면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특히 마지막 순간에 (필리버스터) 문제에 대해서 우왕좌왕하는 걸 보니 앞에 있었던 여러 중요한 선택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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