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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날은 몰라'…서울대생 뽑은 최악의 동문에 우병우→조국?

  • 정치 | 2019-08-08 16:29
유력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조국(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8일 서울대 학생들의 '부끄러운 동문' 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유력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조국(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8일 서울대 학생들의 '부끄러운 동문' 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조국, 과거 서울대 최악 동문 인물들 거론… 현재 본인이 압도적 1위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저희 학교 학생들이 최악의 서울대 졸업생 3명을 뽑았습니다. 3위는 조윤선, 2위는 김진태, 1위는 우병우입니다. 김기춘이라는 분은 1·2·3위의 서열을 훨씬 넘어서 저희 학생들이 서울대 최악의 동문 '멍에의 전당'에 올렸습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9대 대선 운동이 한창이던 2017년 4월 27일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 연설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조 전 수석은 2016년 12월 서울대 학생들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최악의 졸업생으로 꼽았다고 소개한 것이다.

이는 당시 국정농단 사태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직격하면서 문 후보가 대통령 적임자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서울대를 졸업한 사람으로, 또 거기에 직장을 가진 사람으로서 서울대를 다닌 사람이 이런 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나름대로 명예회복 차원에서 나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약 2년 4개월이 지난 현재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구속 수감된 서울대 졸업생 인물들을 거론했던 조 전 수석은 서울대 학생들이 뽑은 '부끄러운 동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7일부터 '2019년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투표 방식은 최대 3명까지 복수로 선택할 수 있다.

조 전 수석은 8일 오후 2시 기준 투표 참여자 1846명 가운데 1656표(89%)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519표(28%)로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412표(22%), 같은 당 이해찬 대표가 378표(20%)가 그 뒤를 이었다. 여당 및 진보 진영 인물들이 모두 상위권에 오른 게 특징이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조국 교수님 학교 너무 오래 비우시는 거 아닌가요?'라는 글이 게시된 이후 학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조국 교수님 학교 너무 오래 비우시는 거 아닌가요?'라는 글이 게시된 이후 학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276표(14%), 같은 당 김진태 의원 225표(12%),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211표(11%)를 기록했다. 만약 조 전 수석이 1위로 확정된다면, 전·현 정부 민정수석이 불명예를 안게 되는 공통점이 생기게 된다. 물론 이 투표가 공신력을 갖거나 서울대 전체 학생들의 의견, 투표의 객관성을 완전히 담보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2016년 12월과 현재의 투표에서 서울대생이 꼽은 인물 면면이 정반대라는 점은 눈길을 끈다. 특히 조 전 수석이 거의 몰표를 받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런 결과는 조 전 수석이 '폴리페서(정치활동을 하는 교수)' 논란에 휩싸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2개월 간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학교에 발길을 끊었다. 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실화되면 학교를 비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정치하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거 폴리페서를 비판한 조 전 수석의 발언을 문제 삼고 "과거 폴리페서를 스스로 비판하신 교수님께서 자신에 대해 그렇게 관대하니 놀라울 뿐"이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반대로 조 교수의 휴직과 복직이 법률과 학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서 옹호하는 학생들도 있다.

조 전 수석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앙가주망(지식인의 사회참여)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며 폴리페서 논란을 일축했다. 아울러 "민정수석 부임 시 휴직도 이번 서울대 복직도 모두 철저히 법률과 학칙에 따른 행위"라며 "서울대의 경우 '임명직 공무원'에 대한 휴직 불허 학칙이 없으며, 휴직 기간 제한도 없다. 다른 국내외 대학도 대부분 그러하다. 휴직이 허용되면 동료 교수들이 강의를 분담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스누라이프에 '조국 교수님 학교 너무 오래 비우시는 거 아닌가요?'라는 글이 게시된 이후 학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지난달 31일 팩스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복직 관련 서류를 제출했고, 지난 1일 자로 교수직에 복직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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