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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靑, 조선·중앙 공개 비판 이유는?

  • 정치 | 2019-07-17 16:21
청와대가 17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보도를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인이 브리핑하는 모습. /뉴시스
청와대가 17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보도를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인이 브리핑하는 모습. /뉴시스

특정 언론사 언급하며 비판…일본 내 韓여론 오해 우려한 듯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청와대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공개 비판했다. 이례적으로 특정 언론사를 언급하며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보도에 불만을 나타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보도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기사를 열거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가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두 언론이 일본판 기사 제목을 원제목과 바꿔 제공했다는 점이다.

고 대변인은 3건의 조선일보 기사를 사례로 들었다. ▲4일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 또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투자를 기대하느냐'로 ▲5일 '나는 善 상대는 惡? 외교를 도덕화하면 아무것도 해결 못 해'라는 기사를 '도덕성과 선하게 이분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로 ▲15일 '국채보상, 동학운동 1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청와대' 기사를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국민의 반일감정에 불을 붙일 한국 청와대'로 라는 기사다.

고 대변인은 "현재에도 야후재팬 국제뉴스 면에는 중앙일보 칼럼 '한국은 일본을 너무 모른다', 조선일보 '수출 규제 외교장에 나와라', '문통 발언 다음 날 외교가 사라진 한국' 이러한 기사가 2위, 3위에 랭크돼 있다"면서 "그만큼 많은 일본 국민들이 한국어 기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올린 위의 기사 등을 통해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국민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경제 보복을 감행한 일본을 규탄하는 등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민중당 소속 청년들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총리의 사진을 찢어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우리 국민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경제 보복을 감행한 일본을 규탄하는 등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민중당 소속 청년들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총리의 사진을 찢어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그는 또 "중앙일보는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조선일보는 '우리는 얼마나 옹졸한가'라는 칼럼을 일본어로 일본 인터넷에 게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진정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국 기업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고 하는 이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들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전날 페이스북에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 그리고 두 신문의 책임 있는 답변을 희망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조선·중앙일보 보도에 강한 항의의 메시지를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고 대변인의 발언에서 그 배경이 묻어난다. 일본 국민이 한국 여론을 잘못 이해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현재 우리 국민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경제 보복을 감행한 일본을 규탄하는 등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두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일본 국민이 잘못 인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혐한 감정을 부추기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추측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 국민들의 여론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안들이 필요한 것인지, 힘을 모아야 하는 때"라면서 "언론의 중요함은 당연히 두말할 필요 없기에 일본에도 한국의 여론이 정확하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또 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혹은 국익의 시각으로 바라봐 주시기를 바라는 당부"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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