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당시, 金 대통령 첫 사용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일본에서 아키히토 일왕이 퇴임하고 새 일왕이 즉위하면서 한국에서 '일왕'이냐 '천황'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30일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고 1일 나루히토 일왕이 새로 즉위한다. 이에 맞춰 일본의 연호도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뀐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 5월 1일부터 '레이와' 시대"라며 "한일관계를 중시하셨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린다"고 올렸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 총리를 비판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천황이 우리 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호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부 내규상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용어는 없지만,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이후 '천황'이 우리 정부가 사용하는 공식 용어가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일본 국민이 나를 대통령으로 부르고, 중국 국민들이 나를 대통령으로 부른다"며 "장쩌민 주석은 중국 국민이 주석이라고 부르니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고 주석이라 부르고, 일본 국민이 천황이라고 부르면 우리도 천왕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때부터 '천왕'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 총리의 발언이 '님'자 까지 붙여서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외교상 관례이기 때문에 크게 반응할 필요 없다는 의견이다.
일본 전문가 진창수 세종연구원 수석위원은 김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의 논리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우리 대통령을 다른 나라에서 그 나라 사람들이 다른 명칭을 부르면 어떨 것 같으냐"라며 "이는(용어통일) 국제적인 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적인 관점에서 그 나라에서 불리고 있는 호칭으로 부르는 것"이라며 "외교를 감정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천황이라고 쓰면 된다. 외교적 언사는 외교적으로만 해석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외교 관례상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일본에 왕이 어디 있겠느냐"며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천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적인 외교 의전이나 관례를 따져보면 현 정부, 과거정부를 떠나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왕이 아닌 '천황'이라고 했을 것"이라며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어진 '천황' 호칭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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