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계속되는 실수 '나사 풀렸다' 지적 쏟아져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현재까지 혁신의 노력들이 프로페셔널리즘으로 이어져야 하며, 특히, 외교부 업무의 기본인 사명감, 전문성, 긴장감, 근무 기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연이은 외교부 실수에 직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당부했지만, 이 시각 또 '사고'를 치고 있었다.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이 양국 수교 70년을 앞두고 열린 한-스페인 전략대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행사에서는 스페인기와 비교되는 주름이 접힌 태극기가 눈에 띄었다.
유럽에 다녀온 뒤 세탁을 하고 접어서 보관했다 바로 설치하면서 생긴 일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외교부의 실수에 대해 '나사가 풀렸다', '기강 해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강 장관이 외교부 직원들에게 당부했듯이 외교부의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외교부는 보도자료에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등 '발틱(Baltic) 3국'을 '발칸(Balkan)'으로 잘못 표기해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발칸은 그리스,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이 위치한 유럽의 남동부에 있는 반도 지역이고, 발틱3국은 북유럽에 위치한 세 나라를 지칭한다. 라트비아 대사관은 즉시 이에 대해 외교부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 '체코'를 분할되기 전 국가명인 '체코슬로바키아'로, 지난달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어를 말레이시아어로 착각하고 전하는 실수를 했다.
정치권도 외교부의 잦은 실수를 질타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의 질타에 "외교부로서는 참 아픈 실수"라며 "관련 사안에 실수를 해 우려를 드린 것에 대해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처럼 실수가 반복되자 최근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추방된 탈북민에 대한 대응도 미적댔다는 '실수' 프레임으로 비쳤다. 외교부, 국회(외교통일위원장) 등은 이를 부인했지만, 잦은 실수로 인해 외교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국회 외통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속되는 외교부의 실수에 대해 "계속해서 의전상의 문제가 생기는데 이는 기강 해이의 문제라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청와대가 과도하게 외교부 정책·의전에 집중하다 보니 기강이 해이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인 외교부에서 '잦은 실수'가 나오는 것에 대해 주변 4강(미·중·일·러) 위주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내세우며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주변 4강 수준으로 높여서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부승 일본 관서외국어대 정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외국'을 알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의 구축과 역량 강화를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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