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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김정은-트럼프, 신년사부터 신경전… 올해는 '밀당' 끝낼까

  • 정치 | 2019-01-02 00: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밀당'이 새해 첫날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더팩트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밀당'이 새해 첫날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더팩트DB

金 "또다시 마주 앉을 준비 돼 있어"… 트럼프 대답은?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해부터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놓고 계속되고 있는 북미 간의 지루한 '밀당'(밀고 당기기)이 올해 끝맺음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대방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 것은 김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미국과 추가 대화를 요구하는 한편 날카로운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남겼다.

그는 먼저 "6·12 조미 공동선언에서 천명한 대로 새 세기 요구에 맞는 두 나라의 요구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운을 띄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조선중앙tv

이어 "나는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올해 북남 관계가 대전환을 맞은 것처럼 쌍방의 노력에 의하여 앞으로 좋은 결과가 꼭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곧바로 '가시'를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모습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먼저 제재와 압박을 풀고 자신들의 성의에 대한 상응 조치를 내놓으란 뜻으로 해석된다. 그게 없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단 말로 꽤나 강도 높은 경고를 남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해를 정리하고 신년 인사를 하는 동영상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북한을 봐라.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로켓은 발사되지 않고 있다. 미사일도 발사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서두르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동영상을 공개해 2018년 한해를 평가하며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동영상을 공개해 2018년 한해를 평가하며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트위터 캡처

해당 동영상은 김 위원장 신년사가 발표된 이후 트위터에 게시됐으나 편집 등의 시간을 고려하면 그 이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메시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을 한 것은 내년에도 기존의 속도 조절을 계속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됐다.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까지 북미 관계에 속도를 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연말 들어선 북한과 약간의 거리를 두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 조절'은 단순히 협상을 천천히 하겠다는 뜻으로만 읽히진 않는다. 북한을 압박하는 의미도 담긴 것이다. 북한은 선(先)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지만 미국은 조금 더 실질적인 비핵화의 증거를 먼저 보여달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의도의 '밀당'을 신년에도 여전히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이날 김 위원장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는 말로 먼저 자세를 약간 낮췄다. 따라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넘어간 모양새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김 위원장 대화 요청에 대해 답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연 2019년 기해년엔 북미가 밀당을 끝내고 비핵화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두 사람의 선택과 행보에 관심이 주목된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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