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만 동의 국민청원의 답변 통해 밝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청와대는 12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아동학대를 한 것이 아니더라도 주의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원장자격 정지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도록 영유아보육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엄규숙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가해자 처벌 및 재취업 제한 강화'에 대한 국민청원 글에 답변한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부터는 보육교사들이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3개월 아기가 폭행에 장이 끊어져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청원자는 2007년 5월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당시 23개월이던 이성민 군이 원장 부부의 학대 끝에 사망한 사건을 되짚으며, 당시 가해자들에게 선고된 낮은 형량과 어린이집 재운영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청원자는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아동학대 범죄 전력자의 어린이집, 유치원 등 아동 관련기관 취업을 제한해달라고 했다.
엄 비서관은 "아동학대 형량이 강화되고 있으나 실제 선고 과정에서 여러 상황이 참작되어 형이 감경되다 보니 최종 형량이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관련 규정들이 더욱 엄정하게 적용되도록 제도를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는 추세라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엄 비서관은 "과거에는 아동학대에 대한 형량이 높지 않았다"라며 "아동 학대를 처음 범죄로 규정한 '아동학대처벌특례법'이 2014년 제정된 뒤 검찰의 구형 기준, 법원의 양형 기준까지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제도가 꾸준히 보완됐다"라고 말했다.
현행 '아동학대처벌특례법'은 아동학대 사망 시 가해자는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의 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강화된 검찰의 구형 기준은 아동 사망 시 구속을 원칙으로 하며, 고의성이 발견될 경우 징역 30년·무기징역·사형을 구형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법원의 양형기준도 아동 사망 시 최고 15년까지 형으로 강화됐다.
엄 비서관은 형을 마친 원장이 다시 다른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청원 내용과 관련해선 "2010년 형을 마친 해당 원장은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근무한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일명 '성민이 사건' 당시 해당 어린이집은 폐쇄되었고, 원장은 구속되어 징역 1년 6개월, 원장의 남편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엄 비서관은 "근본적으로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보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지부에서 보육교사의 노동환경 개선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보육 지원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가 답변한 청원 글에는 한 달 동안 41만3924명의 국민이 동참했다. 국민청원이 올라온 뒤 한 달 내에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하면 이 사안에 대해 청와대 및 관계 부처가 답해야 한다. 청와대는 이번 답변으로 49개 청원에 대해 답변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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