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김성태 '성 정체성 혼란' 막말 논란에 "소신 발언" 두둔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정치는 가치 논쟁과 정책 논쟁으로 정치언어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지리멸렬한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지향점은 최근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당 지도부의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꾸짖을 것인가, 편들 것인가' 김 위원장의 고뇌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전날 김성태 원내대표가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을 폭로한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을 겨냥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분"이라고 말해 막말 논란이 이는 데 대해 "소신 발언"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그는 '성 정체성이 다른 사람이 군 개혁을 말하는 게 문제라고 보느냐'는 물음엔 "그 문제를 제가 이 자리에서 이야기 드리고 싶지는 않다"고 답을 피했다.
이날 취재진이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평가를 김 위원장에게 요청한 것은 그가 취임 후 유독 '정치 언어의 변화'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서도 "야당이 표현하는 언어도 달라지고 정책적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여전히 '막말'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겨냥해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는 글을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보수정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정치인은 말을 아름답게 해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더팩트>와 통화에서 "아마 김 위원장이 정신이 없을 거다. 생각하는 대로 당이 움직여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막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막말을 한다. 그렇다고 마냥 비판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괜히 당내 반발만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당 내 한 관계자도 "(김 위원장도) 고민이 있긴 있을 것"이라며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혁신 비대위원장이라고 무조건 자당과 각만 세울수는 없지 않겠나"고 했다.
김 위원장 스스로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전 비공개 민생 탐방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시민들이) 제발 좀 싸우지 마라, 말을 너무 험하게 하지 마라, 그게 상당히 거슬린다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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