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접대 의혹엔 "접대라고 하기엔 곤란… 얼마나 비용 들었는진 알 수 없다"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공식적으로는 취재진과 처음 상견례를 갖는 자리인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약 40분가량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한 기자는 간담회가 끝난 뒤 "홍준표 전 대표 때는 기자간담회를 하면 분위기가 딱딱하고 약간은 살벌하기도 했는데 사뭇 다르다"고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국회 한국당 대표실에서 진행됐다. 시간이 되자 김 위원장은 윤영석 수석대변인,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입장했다. 자리에 선 김 위원장은 먼저 취재진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는 "우선 기자들에게 굉장히 죄송하다. 전화가 많이 왔는데 일일이 받지 못했다. 이해해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기자들은 선임 첫날부터 불거진 골프 접대 논란부터 당 혁신에 대한 방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냈다. 곤란할 수 있는 질문들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신중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당 혁신과 관련해 "제 힘은 아주 작다"고 말할 정도로 솔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겠다"며 자신이 구상하는 당 혁신 방향에 대해선 소신 있는 답변들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국민대 교수 시절 강원랜드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접대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프로암 대회에 초대를 받아서 간 것"이라며 "솔직히 얼마나 비용이 들었는지는 제가 알 수 없다. 다만 당시 대회를 주최했던 대표가 법의 범위를 넘지 않는 범위 안에 있다고 했으니 한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공천권이 없어 제대로 혁신할 수 있겠냐는 부정적 시선에 대해선 "저는 애초에 공천권과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 적 없다"면서도 "굳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당 대표로서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과거지향적인 측면에서의 인적청산은 반대"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가치와 이념, 기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얼마큼 동참하느냐, 새로 세워진 가치나 이념체계, 정책을 같이 할 수 있는 분인가가 당내 시스템으로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탈락자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도저히 공유하지 못하겠다는 분이 있으면 길을 달리할 수 있다"며 "될 수 있으면 (시스템에 의해) 가려지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고, 다 같이 새로운 혁신과 기치의 깃발을 내들고 미래로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역사의 아픔이다. 두 분의 잘못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 그 두 분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도 우리 국민이고, 한국당이고, 국가다"라며 "잘했다, 잘못했다라고 평가하기보다는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찾아서 정치를 좀 더 발전시키는 게 과제"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재차 당의 새로운 가치 정립을 강조하면서 '자율'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국가가 시민사회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해서 국가 주도로 경제사회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주체들, 공동체 주체들이 좀 자율적으로 국가를 만들어가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김 위원장은 일일이 기자들과 악수하며 눈을 맞췄다. "전화 좀 잘 받아달라"는 요구엔 웃으며 "알겠다.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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