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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혜화역 시위? 구호 하나로 전체 억압하는 지금이 문제"

  • 정치 | 2018-07-10 16:07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는 혜화역 시위에서 문재인 대통령 비하 구호가 등장한 것에 대해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는 혜화역 시위에서 문재인 대통령 비하 구호가 등장한 것에 대해 "그 맥락을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신지예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6월 한 TV토론회에 참여한 모습./국회사진기자단

확대해석·대립구도 경계…"맥락 이해하고 '모두의 평등'으로 나아가야"

[더팩트ㅣ임현경 인턴기자] "혜화역 시위가 혐오로 넘쳐나고 있다는 시선은 언론에서 비롯된 오해다."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는 최근 혜화역 집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일 혜화역에서는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시위'가 열렸다. 당시 일부 참가자가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를 사용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재기하다'는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 투신해 숨진 사건을 빗댄 은어다.

6.13 지방선거 당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꿈꿨던 신지예 전 후보는 10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상황을 두고 "공식적인 문구로 나왔다면 비판받을 만하지만, 지금은 혜화역 시위를 향한 악의적인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신 전 후보는 "해당 표현은 집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다. 많은 인원이 모인 만큼 수많은 구호가 나올 수 있는 것인데, 그중 자극적인 단어만 골라 모든 맥락을 삭제시킨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참가자의 비공식적 표현을 시위 전체의 '남성 혐오'로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견해다.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는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는 "일부 남성들이 시위 참가 여성들의 외모를 품평하고 성적으로 희롱하는 분위기에서, 여성들에게 그들을 배제하지 말라는 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 말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현장 모습. /김세정 기자


신 전 후보는 "왜 여성들이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나, 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할 수밖에 없었나를 알아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지난 발언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수치심, 명예심에 대해서 특별히 존중한다는 것을 여성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줘야 여성들의 원한 같은 것이 풀린다"고 말한 바 있다.

신 전 후보는 이에 대해 "인간으로서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국가의 수장이 단순히 '원한'이나 '수치심'이라는 문장으로 풀 수는 없는 문제"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해온 만큼 배신감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남성들이 시위 참가 여성들의 외모를 품평하고 성적으로 희롱하는 분위기에서, 여성들에게 그들을 배제하지 말라는 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도 "여성들이 하는 말과 그들의 맥락을 들여다본다면 시위의 방향도 열린 측면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혜화역 시위에 대한 악의적 프레임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 우리 사회에 있는 여성혐오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전 후보는 시위가 대립 구도로 흘러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페미니즘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곳에 있는 성차별·성폭력을 없애고 다 함께 '모두가 평등한' 노선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후보는 끝으로 "여성에게 닥친 더 큰 문제는, 일반인 참여자의 구호 하나를 두고 시위 자체를 억압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7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 현장에 조용히 다녀왔다"고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그를 경질해야 한다는 청원이 잇따를 정도로, 혜화역 시위를 향한 거부감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에 대해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침을 들어주셔야 한다. 그런데 반박하고 비판부터 하려는 태도가 우려스럽다"며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기미가 보인다. 남성 혐오가 아니다, 정부를 비판했다 아니다… 지금 그런 시시비비는 또 다른 편 가르기"라고 자중을 요구했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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