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내용 공개는 아직… 북미 정상 발언 내용 볼 때 '긍정적' 관측
[더팩트ㅣ싱가포르=신진환·이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기의 만남'이 약 4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회담이 모두 끝난 뒤 서명식에서 김 위원장은 "세계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거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일대일 단독 회담, 확대 회담, 업무 오찬, 서명식 순으로 이뤄졌다. 회담이 모두 끝난 뒤 서명식장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합의문은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문서에 서명하게 된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이 자리를 위해 노력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두 정상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서명 후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세스(process)를 굉장히 빠르게 시작할 것"이라며 "합의문은 매우 포괄적이고 양국 모두에게 놀랄만한 내용"이라고 했다. 그는 또 "오늘 일어난 일에 굉장히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반도 관계가 굉장히 달라질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기뻐할 것이다. 세계의 위험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며 "그 어떤 예측보다도 좋은 결과였다. (김 위원장과) 함께해 영광"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후 양 정상은 첫 만남을 가졌던 장소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좋은 성격을 갖고 있고, 똑똑하며 영리한 훌륭한 협상가"라며 "우리는 서로에 대해 많은 점을 배웠다. 오늘 김 위원장에 대해 알게된 것은 그가 많은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마지막 악수를 나눈 뒤 헤어졌다. 양 정상이 포옹할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실현되진 않았다.
양측의 합의문 내용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정상의 발언 내용을 볼 때 상당히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9시경 카펠라 호텔 로비에서 만나 악수하며 역사적 첫 만남을 가졌다. 약 12초 간 길게 악수한 두 정상은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반갑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라고 인사를 건넸다.
첫 만남에서의 주도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쥔 듯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다소 굳은 모습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김 위원장의 팔을 만지는 등 스킨쉽을 하기도 했고 이동 과정에서도 손짓으로 김 위원장을 이끌었다.
이어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기 직전 두 정상은 회담장에 나란히 앉아 짧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이 성공할 거라고 믿는다"며 "회담이 열리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 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북한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며 "우리(북-미)에게는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다. 그런 것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지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두 정상은 재차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약 41분 간의 단독 회담을 가진 뒤 양측 정상은 확대 회담에 돌입했다. 단독 회담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단독 회담이) 매우, 매우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과학 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대 회담엔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핵심 3명과 통역이 배석했다. 북한 측에서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과 통역이 배석했다.
확대회담은 약 1시간 40분가량 진행돼 낮 11시 34분께 끝났다. 이후 북미 양측은 곧바로 업무 오찬에 들어갔다.
오찬에는 추가적으로 보좌진이 더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폼페이오 장관, 켈리 보좌관, 볼턴 보좌관, 사라 샌더슨 대변인,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및 매튜 포팅거 아시아 담당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선 김 위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 리수용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광광민 인민상, 취희휘 외무성 차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 1부부장, 한광상 북한 노동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오찬 메뉴로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새우 칵테일, 꿀과 라임 드레싱 및 신선한 문어를 곁들인 그린 망고 케라부, 한국식 오이선을 시작으로 메인 메뉴로 감자와 삶은 브로컬리에 레드와인 소스를 곁들인 소갈비 요리, 칠리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및 양저우식 볶음밥, 대구조림 등이 올랐다. 디저트로는 다크초콜릿과 체리 소스를 부은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 트로페지엔(프랑스식 크림빵)이 나왔다.
앞서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회담하겠다'고 말했던 만큼 이날 햄버거가 메뉴로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무산되며 결국 '햄버거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찬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단독으로 산책을 가졌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가졌던 '도보다리' 산책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양 정상은 단 둘만의 시간을 통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추측된다.
산책 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걸어가면서 기자들에게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 정말로 아주 긍정적이다. 정말 환상적인 회담"이라며 "그 어떤 누가 기대할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좋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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