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확산에 이 후보에 대한 여론 부정적…표심 영향 변수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8일 오전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둘러싼 '여배우 스캔들'이 일파만파 확산,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후보의 '스캔들' 의혹이 재점화된 것은 여론조사에서 밀린 경쟁 후보들의 잇따른 폭로와 함께 소설가 공지영 씨의 SNS 내용이 크게 작용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가 배우 김부선 씨와 주고받은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김 후보는 "김 씨가 2009년 5월 21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비가 엄청 오던 날 봉하(마을)에 간다고 했더니 '거길 비 오는 데 왜 가냐, 옥수동에서 만나자'고 했던 놈이다라고 했다"며 폭로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밀회라 할까, (두 사람의) 만남은 (김 씨의) 옥수동 집에서 이뤄졌고, 햇수로는 2년에 걸쳐 진행됐으나 실질적으론 9개월이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께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소설가 공지영 씨가 가세하면서 이 후보의 스캔들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년 전 주진우 기자가 (이 후보와) 김 씨 문제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았는데 다 해결됐다. 겨우 막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러다가 주 기자와 김 씨로 추정되는 사람의 녹취록을 듣게 되었고, 그때 그 이야기가 이 이야기였구나 싶었다. 사안이 좀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공 작가의 발언은 이 후보와 김 씨의 스캔들이 실제 있었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자신과 김 씨의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부인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대선 경선 때도 불거진 스캔들 의혹에 대해 일축해왔다. 같은 날 이 후보는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김 후보의 오전 기자회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사실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근거를 대는 게 합리적"이라며 응수했다. 이어 김 씨와는 자신이 변호사 시절 양육비 상담과 관련해 집회 현장 등에서 몇 차례 만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즉,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에서 만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후보와 김 씨에 대해 "선거가 끝난 뒤 책임을 묻겠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론은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김 후보와 공 작가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포털사이트에 '이재명은 사퇴하라'는 검색어가 한때 1위를 차지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 후보를 비난하는 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올라왔다.
문제는 당장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사전투표가 8일부터 실시돼 사실상 선거가 시작된 상황에서 여배우 스캔들이 표심을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이 후보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이 짙다 보니 표심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상가상 이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와 격차가 줄어드는 모양새였다는 측면에서 승리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배우 스캔들이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낮아 표심 이탈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는 남북관계와 관련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등 과거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있는 6일 전까지만 우세했던 후보가 역전당한 사례가 있다"면서도 "상대 후보들과 '친문' 성향 커뮤니티에서 이 후보를 겨냥한 공세가 있더라도 유권자의 지지 변화가 미지수다. (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없어 반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대립각을 세워 '친문' 성향 지지자들의 반감을 산 바 있다. 이번 경기지사 경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은 이 후보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 후보를 향한 반감이 중도층 표심 흡수와 보수 결집으로 이어진다면 선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후보가 여배우 스캔들의 악재를 뚫고 승리를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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