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안 후보는 지지도 낮은데" vs 안철수 "구글·네이버 트렌드 1등이다"
[더팩트ㅣ이철영·김소희·이원석 기자]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야권 후보인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 두 사람은 최근 단일화 방법을 놓고 대화를 시작했지만,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5일 선거를 약 일주일 앞두고 단일화 관련된 입장을 번갈아가며 밝혔다. 두 사람의 단일화 논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3선 저지를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만약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 김 후보와 안 후보로 표가 갈리면서 박 후보의 3선 저지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논의하는 가장 큰 목적은 박 후보의 3선 저지에 있다. 이런 공통분모가 있지만, 두 사람은 단일화 방법론에서 큰 이견을 보인다. 김 후보가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대승적 양보'를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부패 척결 서울시정 기자회견 후 기자들이 '김 후보와 단일화 방법론으로 '대승적 양보'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어느 후보가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 제가 확장성이 있고, 저만이 일 대 일로 맞붙었을 때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대 미래의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유세 중 박 후보 3선 저지 위해 김 후보와 단일화 요구를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만약 김 후보가 양보하지 않을 경우 단일화 방법은 없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시민들께서 결단을 해주셔야 한다. 과연 누구를 찍는 것이 박 후보의 3선을 막을 수 있는지 현명하게 판단해주시기 바란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며 시민들이 자신으로 단일화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후보의 '양보' 요구를 김 후보가 받아들이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어 보인다. 김 후보도 이를 고려한 듯 양보가 아닌 '당 대 당 통합'이 단일화의 방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도 같은 날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했다.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꼭 당을 따로 해야겠느냐"며 "통합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는 제가 했다. 안 후보는 제가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는 데, 결단은 언제든지 내릴 수 있다. 무슨 결단이냐, 그게 문제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는 구청장·시의원 후보 등 많은 후보가 엮여있어 쉽지 않다. 그런데 안 후보는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취약한 상태이다. 만약 안 후보가 사퇴가 아니라 단일화를 위한 다른 방법을 조금이라도 다른 방향을 보이면 당이 유지가 안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바른미래당의 조직적 취약성을 지적했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생각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을 경우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다. 또, 사전투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두 사람의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사전투표 전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았다가 막판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결국 사표로 만들 수 있다. 이럴 경우 두 후보의 공통 목표인 박 후보 3선 저지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시기 등을 고려할 때 단일화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간상으로 단일화 방법을 논하기는 이미 늦었다고 본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지지율이 낮은 사람이 양보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안 후보는 지금 반대로 얘기하고 있다"고 안 후보의 '양보론'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저보고 결단만 내리라고 하는데 제가 무슨 결단을 내려야 할지…"라며 답답해했다.
안 후보는 사전투표 시기와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안 후보의 구국적인 결단'에 대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홍 대표가) 뒤에서 숨어계시겠다고 했는데 또 말을 뒤집었다. 박 후보 후원회장답게 박 후보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비꼬았다.
'시민들께서 안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줄 것이라지만, 김 후보와 차별점이 크지 않다'는 지적과 관련해 안 후보는 "정당지지도와 후보들 지지도를 비교하면 박 후보는 민주당 지지를 깎아 먹는다"며 "김 후보도 한국당 지지보다 못 나온다. 저만 우리당 지지도보다 몇 배로 받고 있다. 그리고 그것 자체가 서울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나온 것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이전에 구글·네이버 트렌드 한번 봐라. 누가 1등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기 바란다"고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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