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춘추聞>은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春秋館)을 드나들며 보고 듣는 짤막한 설왕설래(說往說來)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춘추관이라는 명칭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역사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인 춘추관·예문춘추관에서 비롯됐으며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文대통령 '역외탈세' 겨냥 '타깃'은?…박수현 靑 깜짝 등장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이번 주 청와대는 '태풍의 눈'인 듯했다. 하루 새 한반도를 들었다 놨다 한 북한의 '태도 돌변'에 청와대엔 침묵과 냉기류가 흐른다. 물밑에선 북한 핵 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를 놓고 치열한 내부 경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역시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지난 13일 북한은 오는 23∼25일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공식 발표하며, 남한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기자들에게 현지 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5일엔 남한 방송·통신기자 각 4명씩 초청하겠다고 했다. 청와대·외교부·통일부 등 정부 부처 출입 기자들은 '어느 매체'가 선정될 것이며, '누가 갈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16~17일 외교부 출입 기자단 투표로 'MBC'와 '뉴스1'이 선정됐고, 이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투표에 탈락된 매체들은 아쉬움을 토로했고, 독자행동(개별 취재)을 선언하면서 뒷말이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이 무색하게 될지 모른다. 북한은 지난 16일 새벽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 등을 문제 삼아 당일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고위급회담 중단을 일방 통보했고, 이때부터 우려를 낳았다. 공교롭게도 북한은 18일 오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 측 기자단 명단을 담은 통지문 접수를 거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회지도층의 해외소득과 재산을 은닉한 '역외탈세' 근절과 범죄수익환수를 위해 관련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해외범죄수익환수합동조사단 설치를 지시했다. 이를 놓고 문 대통령이 겨냥한 '타깃'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진그룹과 LG그룹 사주 일가 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난 뒤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 발언 중 '역외 탈세' 부분은 최근 국세청이 적발해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9일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조세 포탈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사건을 기업·금융범죄전담부인 형사6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또, '해외범죄수익 환수 합동조사단'의 조사대상에 대한 질문에는 "기업과 개인"이라고 답했다. 이에 해당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외재산 은닉 부분에 대한 수사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답을 피했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의 해외재산 부분 수사여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다.
○…최근 핫이슈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북미정상회담이다. 그러다 보니 출입기자들의 관심사도 여기에 집중됐다. 15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 기자들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 전날 오전 '한반도 비핵화에는 미국의 (대 한국)핵우산이나 전략자산 전개가 포함될 수 있나'라는 물음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그런 문제까지 포함해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가 논란이 일자, 발언을 뒤늦게 수정했다. 이 문제로 그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일부 기자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17일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의혹 여파로 충남지사 선거에서 중도 하차한 그는 이날 오후 충남 공주시 중동성당 교우 180여명과 청와대 관람을 위해 춘추관을 찾았다. 박 전 대변인은 천주교 신자로 '청가회(청와대 천주교 신자들의 모임)'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일각에선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 유세장에 등장하는 등 서서히 정치적 행보를 물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같은 날 청와대는 제3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소속 직원들에게 '음주 자제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과도한 음주 및 유흥접객업소 출입 금지 및 5·18 정신을 왜곡하는 언행 금지, 기타 음주운전, 직무태만 금지 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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