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만찬 술잔 부딪히며 화기애애…남북 정상 내외 '물냉면' 선택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남북 퍼스트레이디 간 마음의 거리도 좁혀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역사적 첫 만남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 "마음 속으로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29일 회담 당일 있었던 뒷얘기 일부를 공개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환담장에서 오후 6시18분부터 10여분간 담소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오늘의 합의들을 그저 보여주는 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해 나가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남북 회담 합의 결과의 이행 의지를 나타냈다.
◆ 文대통령-김정은, 표준시 등 남북 간 다른 것들 "맞춰 나가자"
또한, 김 위원장은 표준시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내며 "왜 자꾸 갈라져 가는 걸 만드는지 모르겠다. 합치려고 해야 한다. 남과 북은 같은 땅이고, 이곳에 오기까지 불과 몇 m 걸어왔을 뿐인데 시간이 왜 이렇게 다른가"라며 "오늘 이렇게 좋은 합의를 만들어 놓았으니 이번 계기에 시간을 통일하자"라고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측도 과학기술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안다. 표준시 외에도 남북 간 표준이 다른 것들이 있는데 맞추어 나가자"라고 화답했다.
김정숙 여사는 "많은 것들이 끊겨 있어 아쉬웠는데 오늘 그 진실성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며 "이젠 앞만 보고 가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 마음이 놓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리설주 여사는 "남편일이 잘 되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도 한마음이어서 기쁘다"고 답했다. 또한 리 여사는 "저와 같이 여사님(김정숙 여사)께서도 성악을 전공하셔서인지 마음속으로 가깝게 느껴진다. 우리 두 사람이 예술산업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김 여사와 리 여사는 판문점 평화의집 1층 로비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한 뒤로 손을 꼭 잡고 이동하고, 헤어지며 포옹하는 장면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 "술잔 부딪히며 자유로운 만찬"…조용필·현송월과 '깜짝 공연'
남북 정상 회담 직후 진행된 환영만찬의 분위기는 자유롭고 화기애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 참석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봐왔던 그 어떤 만찬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얘기가 오갔고,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편한 사람들끼리 통성명도 하고 술잔도 부딪히고 안부를 묻기도 하고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남측 인사들이 많이 가서 인사를 했고, 술을 건넨 분도 상당히 많았다"면서 '김 위원장이 잔을 다 비웠나, 얼마나 마셨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술을 상당히 많이 드신 걸로 안다. 정확히 몇 잔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만찬 메뉴로는 '평양냉면'이 관심사였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보이는 '빨간 냉면'이 있었는데, 남북 정상 내외는 모두 물냉면을 먹었다고 해당 관계자는 전했다.
만찬장에서 '고향의 봄'을 불러 눈길을 끌었던 제주의 초등학생 오현준 군에 대한 스토리도 언급했다. 오현준 군은 원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 한 곡을 부르기로 돼 있었으나, 공연 당일 날 '고향의 봄'을 부르게 됐다. 리 여사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학단장 등의 입모양을 보니, 서로들 고향 생각을 많이 떠올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또 가수 조용필 씨는 북측의 공연 답례로 현송월 단장과 '깜짝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조용필 씨가 먼저 나와서 '그 겨울의 찻집'을 불렀고, 현 단장님을 나오시라 해서 두 분이 같이 노래를 불렀다. 사전에 전혀 조율되지 않아서, 조용필 씨가 '현 단장님이 평양 공연 때 저한테 (음역대) 키를 맞췄으니 이번엔 제가 맞추겠다'고 해 서로 키를 맞추며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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