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첫 만남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
[더팩트ㅣ판문점 공동취재단·신진환 기자]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파격적이고 친밀감을 보이며 화합을 이룬 장면들이 많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명장면을 꼽아본다.
◆ 남북 정상, 남북 땅을 동시에 밟다
첫번째로, '역사적 만남'의 순간은 명장면으로 꼽지 않을 수가 없다. 남북 정상이 만나는 것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최초는 아니지만,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겪어왔기에 이번 양 정상의 만남도 극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 29분께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는 것도 명장면으로 꼽힌다. 두 정상이 각각 남측과 북측 땅에 선 모습은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고, 양 정상이 손을 맞잡은 것은 분단의 화합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던 만큼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생중계를 지켜본 내외신 기자 3000여 명도 환호과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 가운데 최초로 김 위원장이 남한 땅을 밟은 순간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그는 군사정전위원회 건물 3개동 가운데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 사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남했다. 양 정상이 우리 땅에 나란히 서 있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말에 김 위원장은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군사분계선을 다시 넘어가 북측에서 양 정상에 섰다. 이는 예정에 없던 일로,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것은 가히 파격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 자연스러운 스킨십…친밀감 과시
이번 회담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은 남북 정상이 포옹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환하게 웃으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연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온라인상에서는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생각하지 못했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두 정상의 포옹은 단순히 서로 안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정가에서는 양측 정상이 첫 만남임에도 포옹하면서 격식을 깨트리고 친밀감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는 의미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남북 간 친밀감을 보여주는 사례는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만남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여숙 여사와 북한 리설주 여사가 오후 환영 만찬에 참석하면서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 부인의 만남이 이뤄졌다.
두 여사는 서로 처음 만나 어색할 법도 하지만 인사와 안부를 주고받으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김 여사는 리 여사와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옮기면서 허리에 살짝 손을 얹기도 했다. 가벼운 신체 접촉이지만,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기대하게 하는 친밀감을 보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도보다리'에서 두 정상이 독대하는 모습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장면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소떼 길'에서 식수 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산책하러 나섰다. 다소 느린 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흡사 오랜 친구와 다정히 걸으며 얘기하는 장면 같았다.
양 정상은 마련된 의자에 앉아 30분 동안 대화했는데, 김 위원장의 표정이 굳는 순간도 있었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중계 카메라를 등지고 앉은 문 대통령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되돌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를 뭉클하게 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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