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악재 불구 승부수 띄워…특검도 수용 '배수진'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오전 예정된 출마 기자회견 일정이 취소되면서 불출마설이 제기됐지만, 결국 김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 뛰어들었다.
김 의원은 민주당원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 야당은 지난해 1월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관련 기사에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의 추천 수 올리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민주당원 김 모(필명 드루킹) 씨의 배후로 김 의원을 의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야권의 공세에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정쟁 중단을 위한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고 필요하면 특검을 포함한 모든 조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 야당과 언론에서 제기한 모든 의혹을 조사하기 바란다"며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특검까지도 수용할 뜻을 밝힌 데는 속칭 '드루킹 사건'에 자신이 연루되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경남도민의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는 일찌감치 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본선행이 확정됐는데, 야권의 공세가 계속되면 자신의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김 의원은 김 후보보다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의뢰를 받아 지난 13일~14일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경남지사 지지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43.2%를 기록, 김 후보(34.1%)보다 오차범위 밖인 9.1% 앞섰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도 김 의원은 43.4%, 김 후보는 38.7%로 집계됐다.
여론 추이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드루킹 사건'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민주당과 김 의원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향후 경찰 등의 수사 결과 등에 따라 경남지사의 선거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한 야당의 특검 도입 요구에 '수용 불가' 태도를 고수하면서 의혹을 짙게 하는 부분도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꼽힌다. 한 정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김 의원과 드루킹의 접촉한 사실만으로도 민심에 타격을 줬을 것"이라며 "여론 조작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거세 향후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에 따라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파격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지지층 결집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야권의 총공세 차단에 주력하는 민주당은 남북 정상회담을 강조하면서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꼽히는 김 의원이 문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드루킹 사건'이 몰고 온 파장이 워낙 커 정국을 강타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김해을에 출마해 김 후보에게 졌던 김 의원이 6년 만에 다시 맞붙어 악재를 뚫고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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