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수일까 자폭일까…공격하려다 지난 정권 과오 인정해버린 한국당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
한국당의 조금 특별한(?) 훈수가 화제다. 한국당은 16일 회의 백드롭(배경 현수막) 교체를 통해 여권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결국,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절대 권력'이었으며 '절대 부패'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고백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최근 문재인 정부 및 여권을 향해 공세를 퍼붓고 있다. 청와대 주도 개헌,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자격 논란, 김경수 민주당 의원 '댓글 여론 조작 연루' 의혹 등에 대한 반발이다.
이런 배경에서 한국당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문구로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문 대통령이 '절대 권력'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다음 문구에서 이어진 한국당의 지적은 갑작스러운 고백이었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고 했다. 이는 '국정농단 의혹'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111억 원대 뇌물수수 의혹' 등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껏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등에 '정치보복'이란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달 23일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 "참담하고 잔인하다"며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6일 징역 24년형과 벌금 180억 원이 선고된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에 대해선 "오늘 재판부의 판결 내용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라며 "오늘 이 순간을 가장 간담 서늘하게 봐야 할 사람은 문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역시 '정치보복'이란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한국당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며 지난 정권이 절대 권력으로 절대 부패했돼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 정권에 대한 탄핵, 수사 등이 '정치보복'이란 태도를 뒤집은 격이 됐다. 공격을 위한 메시지가 고백이 되버린 셈이다.
사실 한국당의 이런 고백 공격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5일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수년 전 (검찰) 포토라인에 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버랩(overlap) 된다"며 "모두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역사의 불행임이 틀림없지만, 한풀이 정치·해원의 정치가 또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했다.
역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이 정치보복이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자신들이 그토록 부인해왔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인정해버리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국당은 '너희도 우리한테 그랬지. 너희도 똑같잖아'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며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온 주장을 뒤집는 어리석은 방법이 되고 만다. 결국, 극단적인 자신들의 대응이 스스로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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